글자를 지우는 작업을 먼저 소개를 할까, 이미지 보정을 소개를 할까, 고민을 하다가
식자의 첫 작업인 이미지 보정부터 하기로 하였습니다.
본 블로그를 방문하시는 분은 다양한 만화를 보시겠지요, 대부분 웹코믹을 감상하시러 오시는 분을 많을 것으로
사료되며, 만약 웹코믹만 전문적으로 작업을 해보겠다고 생각하시는 분은 이 장은 스킵을 하셔도 무방합니다.
정말 이 취미를 하면서 요즘 느끼는 것은 불법 역식하기 좋은 세상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아, 물론 원본 수급이 쉽다는 의미에서요, 법이나 국내 환경을 따져보면 오히려 예전이 더...
어쨌든 만화 번역을 하고자 마음을 먹으면 원본 구하는 것은 정말 쉬어졌습니다. Pixv란 사이트가 생겨난 이후,
각 작가의 홈페이지를 일일이 찾아다닐 필요도 없어졌으며, 일본 만화의 인지도 상승에 따라
세계 각지(특히 중국)에서 스캔본을 인터넷에 뿌려주니까요.
그리고 그런 파일들은 대부분 보정이 된 상태입니다. 예전처럼 리사이징만 하고 업로드하는 경우도 많지만
요즘은 가공을 한 뒤 업로드를 하는 것이 대세더군요. 그 탓에 식자 작업에 있어 보정이 차지하는 중요도는
점차 줄어들고 있지만, 언제 어떤 원본을 만질지 모르니 보정에 대해 알아두셔도 나쁠 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보정 방법을 설명하겠습니다.
우선 이미지를 불러옵니다.
사용 이미지는 제가 직접 스캔한 제독, 아카시, 때때로 오요도의 일부분입니다. 사용 스캐너는 평판 스캐너
EPSON V-30이고, dpi 600 컬러 모드로 스캔을 하였습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우선 이미지에 오토 톤(Auto Tone)을 적용해줍니다.
이미지를 비교하시면 알 수 있다시피, 스캔 과정에서 일어나는 스캔광에 의한 누런 빛이 제거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 다음에는 오토 콘트라스트(Auto Contrast)를 적용해줍니다. 흑백의 대조 효과를 조정해주는 기능입니다만,
육안으로 차이를 확인하기 힘든 때가 많습니다.
다음은 레벨(Level) 기능을 적용해줍니다. 처음 이 기능을 접하는 분에게도 알기 쉽게 말하자면 그래프를
조정하여 이미지에 분포한 색수치를 조정하는 기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프 밑을 보면 조정 화살이 3개가 있는데 간단하게 설명을 하자면
왼쪽에 있는 것은 흑색
중앙은 회색
오른쪽에 있는 것은 백색을
조절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값은 30-1-250으로 적용하였습니다.
전문적으로 보정을 하시는 분이라면 여기서 좀 더 공정을 거치지만, 웹에 유포된 스캔본을 보면 이 공정에서 보정을 끝내는 분도 많습니다. 단순히 감상을 위해서라면 이 정도가 무난합니다만 단순 감상에 그치지 않고 식자의 편이성을 위한 보정 과정이니 좀 더 진행을 해보겠습니다.
종이 표면의 우둘투둘한 표면 때문에 생기는 음영은 식자 작업을 힘들게 합니다. 이 음영을 지우도록 하겠습니다.
여기서 방식은 두 개로 갈리는데, 하나는 레벨 값을 조정하여 제거하는 방식과
이미지의 명도 및 대조(Brightness& Contrast) 기능을 이용하여 제거하는 방식이 있습니다.
저는 명도 및 대조 기능을 이용하여 제거하는 것을 선호하기에 명도 및 대조 기능을 사용하여 없애도록
하겠습니다.
기능을 적용한 이미지입니다.
이미지의 밝기를 조정하여 음영을 제거하고, 밝기 값을 조절한 탓에 뿌옇게 변한 이미지를 명암 값을 조절하여
흑색 영역을 좀 더 선명하게 조정하였습니다.
적용 전과 비교하면 음영이 많이 사라졌지만 그래도 남아있는 부분에 몇몇 군데에 존재합니다. 또한 검은색 부분을 살펴보면 하얀색 점이 눈에 뜨입니다.
이런 자잘한 점을 지우기 위해 블러 계열 필터를 사용합니다. 한국에선 많은 분들이 토파즈 필터를 사용하지만, 저는 토파즈 필터의 톤을 무자비하게 죽여버리는 과격함을 선호하지 않기 때문에 포토샵 내장 블러 필터를 사용하겠습니다.
스마트 블러를 적용하겠습니다. 표면의 자잘한 흔적을 없애준다는 면에선 서페이스 블러 기능도 유사한 효과를 내지만 이미지 품질 조정이란 측면에선 스마트 블러가 더 편하더군요.
스마트 블러 적용 후의 이미지입니다. 회색 음영은 사라졌지만 흑색 부분을 보면 보기 싫은 하얀색 점이 아직도 남아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레벨 기능을 이용하면 간단하게 제거할 수 있지만...
이미지가 상당히 어두워집니다.
이런 느낌이 좋으신 분은 이대로 가도 좋지만, 저의 경우는 마음에 안 드는군요, 흑색 영역에 존재하는
점만 없애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원본 이미지를 복사(Ctrl+J)합니다.
그리고 복사한 이미지 레이어를 선택한 뒤 가우시안 블러를 적용합니다.
가우시안 블러의 값은 개인의 취향에 따릅니다. 저는 1을 적용하겠습니다.
가우시안 블러를 적용한 후의 모습입니다. 톤이 전체적으로 뭉개졌습니다. 이런 이미지를 선호하는 분도
계시겠지만 만화에 있어 톤이 가지는 효과를 생각하면 저로선 탐탁지 않군요.
어차피 이 과정에서 필요한 것은 흑색 영역이기 때문에 과감하게 이미지를 만져줍시다.
자세히 보면 흑색 영역에서도 희미한 회색점이 보이는군요, 레벨값을 적용하여 나머지 자잘한 흔적도 지워줍시다.
전체적인 조정이 끝났다면 컬러 레인지(Color Range) 기능을 활성화시켜 흑색 영역만 따로 선택을 합시다.
그리고, 가우시안 블러가 적용된 2번 레이어를 비활성화 시켜줍시다.
톤을 죽이지 않은 채 흑색 영역에 존재하는 거슬리는 회색점을 말끔하게 지운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걸로 전체적인 보정 과정은 끝났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가장 기본적인 보정 공정을 전부 소개했다고 생각합니다.
이 후 전체적으로 이미지의 자잘한 수정을 한 뒤 마음에 든다면 레이어를 통합한 다음 저장하는 것으로 보정
공정을 종료합니다.
보정 전
보정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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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보고, 따라하여도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본 보정 공정은 포토샵을 처음 접해보는 사람도 무난하게 따라올 수 있도록 가장 기본적이고 가장 다루기 쉬운
기능으로만 구성된 보정 공정입니다. 나머지는 기능을 어떻게 응용을 하냐의 문제이죠.
글에서는 소개를 하지 않았지만 보정을 할 때에는 고려할 요소가 많습니다. 그것도 상당히.
나열을 하자면 어떤 스캐너로 스캔을 하였는가? 종이의 질은 어떻게 되는가? 잡지 만화라면 어떤 잡지사의
만화인가? 스캔된 이미지는 컬러인가 모노톤인가? 이미지 해상도는 어떻게 되는가? 만화에 사용된 톤 구성은
어떻게 되는가? etc, etc…. 이미지에 딱 맞추어 만화를 보정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지요.
저도 그런 걸 모두 고려해서 하는 건 아니고 보정할 만화의 구성(주로 사용된 톤의 종류)을 살펴본 뒤 그에 맞춰
규격화된 프리셋 몇 개를 활용하여 보정을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뭐...말로만 해선 알기 힘들 테니, 실제로 다른 분이 한 스캔본을 보정한 사례를 보도록 하죠.
사용한 소재는 스크루지님이 스캔을 해주신 동인지 이하토브의 연인(イーハトーヴォのこいびと)입니다.
아마 위의 과정을 거치면 이미지 가장 자리에 있는 그림자는 지우지 못할 것이며 심할 경우에는 오히려
그림자를 강조하게 되겠지요.
그래서 이미지 보정 전에 몇 가지 목표를 세우고 보정을 하였습니다.
1.가장 자리의 그림자는 죽인다.
2.만화의 톤을 죽이지 않는다.
3.선의 경계선을 부드럽게 해준다.
위의 사항을 고려하면서 스쿠루지님이 사용하시는 스캔 환경에 맞춘 보정 프리셋을 작성하였고,
그 과정이 아래입니다.
기본 과정과는 비교할 수 없는 공정입니다. 단순하게 레벨 기능을 사용하면 위의 기본 공정과 비슷한 수준으로
간결하게 작업을 마칠 수 있겠지만 그래선 이미지가 엉망진창이 될 것은 뻔하기 때문에 부득이 하기에
각 컬러 영역을 선택하여 일일이 보정하는 과정을 거쳐야했습니다.
뭐...이 공정에 들어간 기능을 설명하면 책을 한권을 써도 문제가 없을 것 같지만, 그건 무리이고 저도 이 공정에
대해 설명을 할 마음은 없습니다.
그건 아마 포토샵과 보정에 능숙한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네요.
이건 저의 사측이지만 웹에 올라온 보정을 설명하시는 분들은 대부분 자신의 노하우는 설명하지 않았을까...라고
조심스럽게 추측합니다. 이런 걸로 생색을 내냐고 생각하시는 분도 있겠지만 이렇게 보정하는 데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거든요.
과거에 보정을 배울 때 몇몇 분에게 보정을 어떻게 하냐고 물어보았지만 노하우를 가르쳐주는 것을
꺼려하시더군요. 당시에는 가르쳐주면 덧나나 싶었지만, 막상 제가 연구를 하고 부딪혀보니 납득이 가더군요.
이렇게 고생하면서 익힌 걸 그저 거저로 가르쳐주는 게 싫은 것도 한 몫 하지만 무엇보다 기능을 설명하는
과정이 상당히 난해합니다.
이 업계에 있는 분들이 다 포토샵을 직접 만져가면서 익힌 분들이 대부분이라서 이 기능이 어떤 원리로
돌아가는지 아는 분들은 드물뿐더러 설사 안다고 하더라고 보정이라는 것은 자신이 보기에 좋도록 하는 것이기
때문에 설명하기도 난감하지요. 사실 보정 프리셋은 주먹구구식으로 이것저것 만져보다가 생겨난 결과물에
불과하거든요. 그걸 남에게 설명하라고 해봤자 ‘어...으음...보기 좋아서?’ 그런 수준의 대답 외에는 할 말이
궁하단 말이죠.
보정을 할 때 어떻게 될지 대략적인 예상을 하면서 실패와 반복의 과정을 되풀이 하면서 하는 것이지
처음부터 이렇게 해야지라고 계획을 하고 일사천리로 프리셋을 만드는 것은 아니니까요.
하지만, 대부분의 보정 과정은 위에 소개된 기본 공정에서 파생된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남은 것은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이 직접 포토샵을 만져가면서 자신만의 노하우를 개척하는 것이라고 밖에 할 말이 없네요.
말이 길어졌군요.
본 글을 보면서 얼마나 많은 분들이 식자를 하실지, 그리고 직접 이미지 보정까지 손을 대실 지는 모르지만,
부족한 글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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