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웹소설/일본풍 판타지 우울계 야겜의 무명 전투원으로 전생했는데 내 주위에 있는

제1장 튜토리얼조차 시작하지 않았는데 망한 것 같다. -1-

일본풍 판타지 우울계 야겜의 무명 전투원으로 전생했는데 내 주위에 있는 여자가 위험한 녀석들뿐이라 불안한 예감만 든다.

더보기

 

1장 튜토리얼조차 시작하지 않았는데 망한 것 같다.

 

1

 

만월이 뜬 밤이었다. 크고 둥근 푸르스름한 달이 숲으로 뒤덮인 큰 산을 살포시 비추고 있었다.

 

 


………….”

 

우리들은 숲속에서 몸을 숨기기 위해 향을 먹이고 몸에 달라붙는 흑의를 두르고, 얼굴을 가리는 가면을 쓴 채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그 숲을 해쳐나갔다. 말은 하지 않았다. 침묵을 지킨 채, 발소리도 내지 않은 채, 특수한 호흡법을 구사하여 고른 숨을 유지한 채, 마치 일류 운동선수가 내는 속도로 포장도 되지 않은 길을 나아갔다.

 

……!!!”

 

선두에 선 동료가 그것을 알아채고 수신호를 보냈다. 동시에 우리들은 질주를 멈추고 각자 그늘에 몸을 숨겼다. 그리고, 보았다. 거대한 그 그림자를.

 

………….”

 

거목의 그늘에 숨은 나는 천천히그것의 그림자를 살펴보았다. 동시에 헛숨을 들이켰다.

 

칠흑빛의 거대한 그림자가 달빛을 받아 그 모습을 서서히 드러내고 있었다. 몸길이는……10미터는 될 것 같았다. 으르렁거리는 것은 은빛털을 띤 거대한 늑대였다.

 

……누가 보아도 그것이 자연계에 속한 동물이 아니라는 것은 알았다.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단순히 생각해보면 지상에서 늑대가 저렇게 거대하게 성장할 리가 없다. 아니, 그런 사고는 아무래도 좋다. 그런 것에 머리를 굴리지 않아도 한눈에 나는, 우리들은 그것이 이 세상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우리들은 볼 수 있었다. 놈의 몸에서 흘러넘치는 검은 빛을, 그 쓰레기들이 말하길요기라고 했나? 흉흉하고, 구역질이 날 것 같은 그것을 몸에 두른 것은 눈앞의 괴물이 평범한 생물이 아니고, 이 세상의 섭리에서 벗어난 존재……『요괴라는 것을 의미하고 있었다. 그리고…….

 

 

(시발!!! 사전에 받는 정보랑 다르잖아……!!! 이건, 누가 봐도 중요(中妖)가 아니라 대요(中妖)잖아!!!)

 

은행중(隠行衆) 녀석들의 막돼먹은 일처리에 혀를 차고 싶은 기분을 참았다. 혀를 찬 순간 녀석은 확실하게 우리들이 있는 곳을 알아채고 덮쳐올 것이기 때문이다. 목표와 우리들의 거리는 30미터는 있지만……그 정도의 거리에서 난 소리라면대요는 놓치지 않는다. 녀석들의 오감은 우리들 인간, 아니 야생 짐승의 그것을 아득히 뛰어넘고 있었다.

 

……

 

무심코 나는 목에 건 부적을 만졌다. 지뢰투성이 힘캐 고릴라 공주님한테 받은 이 부적은 받은 이상 늘상 몸에 지니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만에 하나 주술적인 효과가 없는지 조사를 하여 그런 건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긴 했지만……석연치 않지만 이런 상황에선 정말로 효능이 있는 부적이라도 달라고 조른 편이 나았을 지도 몰랐다.

 

 

재수가 없군……아니, 이거 어쩌면 뒷수작에 걸린 건가……?’

 

그 가능성도 없진 않았다. 개 같은 그 일족이 하는 짓이다. 원작에서 주인공에게 한 짓을 생각해보면 그런 가능성이 있어도 이상하지 않다. 집안 배경이 튼실한 주인공님조차 그런 대우를 받은 것이다. 더구나 비천한 출신의 나라면 이 정돈…….

 

그렇다면 동료들한테는 미안하군.’

 

함께한 하인들과 유별난 우정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원작을 보면 알 수 있는데 마음을 죽이고, 냉철하게, 기계처럼 싸우도록 조교된 것이 우리들 하인이다. 이런 함정에 빠뜨리지 않아도 그 소모가 심하여 낯이 익은 녀석들도 적다. 실제로 내가 알고 있는 녀석들 중에서 지금도 살아남은 건 세 명에 한 명꼴이다.

 

그렇다고 해도, 그들이 나 때문에 횡액을 맞았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지만.

 

가장 선두에 선 하인조 반장이 수신호로 새로운 지시를 내렸다. 그 지시에 따라 우리들은 제각기 무기를 뽑았다. 일본도에, 활에, ……그것들은 달빛을 반사하지 않도록 숯칠을 하고, 거기에 더해 금속과 피비린내가 나지 않도록 약초를 도포하였다. 그리고 거기에 독을, 그것도무미무취의 독이다. 이것들도 전부 눈앞의 괴물에 대한 대책이다. 중요 정도라면 이걸로 어떻게 상황을 넘길 수 있지만……대요랑 싸우는 건 처음이기에 이게 먹힐지 안 먹힐지는 잘 모른다. 참고로 내가 든 무기는 창이다.

 

이미 다른 조도 괴물을 포위하고 있을 것이다. 한 조에 다섯 명 전후인 하인조가 4개조, 중요를 잡는다면 이걸로도 충분……하지는 않지만 어지간한 일이 없다면 괴멸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오오오오오옷……!!!

 

……?”

 

다음 순간, 굉장한 충격이 우리들을 덮쳤다. 나는 머리를 둔기로 얻어맞은 것 같은 통증을 받아 시야가 회전하며, 의식이 혼탁해졌다.

 

 

……젠장, 이런 곳에서 기절할까봐……!!!”

 

나는 멀어져가는 의식을 억지로 각성시켜 굴러가고 있는 몸을 일으켰다. 이런 곳에서 의식을 잃었다간 기다리는 것은 그야 말로 죽음밖에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크윽……젠장, 한 방에 이거냐……!!?”

 

나는 일어섬과 동시에 주위의 참상에 후회하였다. 나 말고 다른 조원들은 전부 죽었다. 그것도 처참하게, 사람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건 없었다. 아마도 저 거랑이 내지른 꼬리로 인한 참상일 것이다. 무시무시한 그 일격은 우리들을 몸을 숨기고 있던 나무나 바위 째로 날려버린 것이었다.

 

꼬리에 직접 얻어맞은 자는 상반신이 터져나갔고, 직격을 피해도 고속으로 날아온 바위 파편이나 나무 파편으로 인해 몸이 갈기갈기 찢겨졌다. 내가 살아남은 것은 기적이라고 해도 좋았다. 아무래도 나는 강풍에 몸이 날려간 것에 불과한 것 같았다. , 그 돌풍으로 지면에 부닥친 탓에 왼쪽 어깨가 빠진 것 같지만.

 

 

으윽……기습은 실패,인가……!!!”

 

나는 창을 내던지고, 남아있는 3개조의 하인들이 괴물 늑대랑 싸우는 와중에 필사적으로 퇴피하였다. 말해두겠는데 이건 적을 두고 도망치는 것이 아니다. 어깨가 빠지고 속한 조가 괴멸한 하인이 혼자서 저 난장판에 난입해봤자 거치적거릴 뿐이기 때문이다.

 

좀 떨어진 거목의 그늘에서 나는 전투를 관찰하였다. 이미 남아있는 하인들은 그 반수를 잃은 상태였다. 활이나 일본도는 강철 같은 단단함을 지닌 털에 막혔고, 음양술 또한 강력한 요기 앞에선 중화되고 말았다. 문자 그대로 속수무책이었다. 하인들도 충분히 범인을 웃도는 몸날림을 하고 있을 터이지만 그래도 괴물이 행사하는 터무니없는 폭력 앞에선 언 발에 오줌 누기 꼴이었다. 한 명, 또 한 명, 하인들은 괴물의 손에 목숨을 잃었다. 그래도 그들은 도망가지 않고 싸웠다. 아니, 안 싸울 수가 없다. 그들에겐 도망칠 길이 없기 때문이다.

 

 

시발……시발시발시발!!! 개시발!!!”

 

나는 나무에 왼쪽 어깨를 들이박았다. 뿌듯, 기분 나쁜 소리와 함께 억지로 어깨를 끼워 맞춘 나는 고통에 몸부림을 치지만 곧장 그 고통을 참고 일어섰다. 어차피 도망칠 수 없는 상황이다. 여기서 고통에 기대어 시간이 지나가는 것을 기다릴 순 없었다. 시간을 소비하면 그 소비한 만큼 같은 편이 줄어들어 내가 살아남을 가능성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으윽……싸워주지……아아, 까짓거 싸워주지. 이 개 같은…….”

 

그렇게 말하며 일어선 나는, 말을 이을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내 앞에 절망이 앉아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르르르르르……!!!

 

으르렁 소리를 내는 거랑이 붉은 눈으로 날 내려 보고 있었다. 그 입에 물고 있는 것은 온몸이 피칠갑이 되었고 오른손이 본래 향하지 말아야 할 방향으로 꺾인 동료였었다. 가면은 반쪽으로 쪼개졌고, 거친 숨을 내쉬는 입에선 피를 토해냈다. 누구였더라? 저 녀석은 분명 어영(御影)조 야히로였었지?

 

 

……커흑………토모베? 제발 살려………….”

 

눈앞에 있던 야히로는 나에게 그리 빌었다. 하지만, 그건 소용없는 짓이었다. 내가 녀석을 도와줄 맘이 없어서 그런 것이 아니었다. 애초에 내가 야히로를 도와줄 시간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구오오옷!!

 

…….”

 

다음 순간 입에 문 동료를 그대로 삼켜버린 대요. 비명을 지를 틈도 없이, 그대로 동료는 놈의 위장 속으로 사라졌다.

 

그리고, 그 운명은 머지않아 나에게도 다가왔다.

 

으르렁거리며 나에게 얼굴을 들이미는 거랑(巨狼). 나는 그 위압감에, 공포에 눈물이 글썽거렸고, 발이 떨렸다. 하지만, 그래도 나는 그것이 완전히 헛짓이라는 것을 이해하면서도 품에서 단도를 뽑아 자세를 취했다. 힘캐 고릴라 공주님에게 억지로 하사받은 단도는 저주의 힘도 지니고 있어 예리함은 나쁘지 않지만……창이나 대도로도 어쩔 수 없었던 이 괴물 상대론 이 단도 하나로 어떻게 될 수 있을 리가 없다는 것 정도는 나라고 해도 알 수 있었다. 그래도……그래도 나는 죽고 싶지 않았다. 이런 곳에서, 이런 종막을 맞이하는 건 죽어도 싫었다.

 

……그것이, 헛된 발버둥이라는 것을 알고 있어도.

 

 

시발……!!!”

 

 

나의 마지막이 될 그 말과 함께 괴물은 그 거대한 주둥아리는 벌려 나를 잡아먹으려고 하였다. 그리고……상공에서 찾아온 대검의 일격에 머리가 관통되어 그대로 지면에 엎어졌다.

 

 

……….”

 

갑작스런 사태에 나는 말을 잃었다. 괴물의 거체가 쓰러져서 흙먼지가 허공에 날았다. 그리고 그 흙먼지가 가라앉음과 동시에 나는 녀석을 시야에 담았다. 내가 잘 아는……아니, 일방적으로 잘 아는 재수 없는 일족의 일원을.

 

숨을 거둔 괴물의 머리 위에 서있는 사람은 소녀였다. 나와 비슷한 연배의, 흑발의, 앳되어 보이는 절세의 미소녀……움직이기 편한 남성복을 입은 그녀는 손에 든, 그녀의 키와 같은 길의 대검에, 등 뒤를 비추는 보름달이 더불어 실로 환상적으로 보였다.

 

동시에 나는 안도했다. 이 녀석은……이 누님은 지뢰 수위를 따지자면 그나마 나은 편이다. 적어도 어디 사는 곯아터진 할망구나 여우여시보다는 훨씬 정상이다.

 

……이건 놀랍군, 생존자가 있었나?”

 

소녀는 문득, 발밑에 있는 벌레가 있다는 것을 깨달은 듯이 내 존재를 깨달았다. 그 미모와 앳된 생김새와 어울리지 않는 남성적인 말투였다.

 

……히나(), 고귀한 분이 몸소 이런 곳에 와주시고 조력해주신 점은 저에게 과분한 영광. 어찌할 바를 모르겠습니다.”

 

나는 무릎을 꿇고 고개를 깊숙이 숙여 감사의 말을 읊었다. 본심이라면 비교적 낫다고 해도 그 밥맛 일족의 일원인 이 계집애에게 이런 짓은 하고 싶지 않았지만……절대적인 실력차와, 신분의 차를 이해하고 있었다. 여기서 반발을 해도 의미는 없다. 지금은 그저 비굴하고, 눈에 뜨이지 않는 행동거지를 하며 기회를 살피는 것……오직 그것만이 내가 취할 수 있는 길이었다.

 

무얼, 일을 끝내고 돌아오던 길에 제법 강한 요력을 느껴 온 것뿐이다. ……그건 그렇고 이건 끔찍하군. 은행중 녀석들 전달할 정보를 그르쳤구만? 너희 하인들로만 대처하기엔 이 머릿수는 너무나 적군.”

 

주위에 너부러진 인간이었던 것을 무심한 눈길로 보고는 그녀는 자신의 감상을 말했다. 내가 정보에 잘못된 점이 있었다는 것을 입에 담자 그녀는 진절머리를 냈다. 그리고 무언가 눈치를 챈 표정을 지었다.

 

그렇군. ……성가시긴. 아무리 하인이라고 하여도 간단하게 마련할 수 있는 것이 아닌 데, 이리도 피해가 나면 곤란하지.”

 

흡사 장부의 지출내역을 신경 쓰는 것 같은 태도로 그녀는 중얼거렸다. 그리고 마침 생각이 났다는 듯이 나에게 명령을 내렸다.

 

, 나랑 같이 가자. 이번 실패는 은행중의 실책에 의한 것이라고 말할 산증인이 필요하니 말이다. 네 입으로 장로들에게 보고하도록.”

 

이건 상위자의 명령이었다. 본래라면 그것을 거부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며, 당연히 이 이상 공연히 눈에 뜨이고 싶지 않은 나도 이 청은 공손히 받들…….

 

죄송합니다, 공주님. 지금 당장 동행을 할 수 없사옵니다.”

 

 

……수가 없었다.

 

 

……어째서지? 하인 주제에 내 말을 거스를 셈인가?”

동료와, 요괴의 주검을 처리해야만 합니다.”

 

요괴가 발생하는 원인은 많지만 가장 주된 것은 이능력자나 요괴의 혈육을 짐승이 먹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괴물이나 동포의 사체는 가능한 한 회수를 하거나 처분해야만 했다.

 

특히 동료의 주검은 가능한 한 정중히 처리를 하고 싶었다. 그렇게 나와 교류를 나눈 것은 아니지만……그래도 똑같이 이 지랄맞은 세계에서 지랄맞은 일족에게 소모품처럼 굴려진 동류이다. 동정도 한다.

 

그런가. 확실히 그건 곤란하군. ……알았다. 하지만 너 혼자서 이렇게 많은 것을 처리하기엔 시간이 걸리지 않겠느냐? 이것을 쓰도록 하여라.”

 

 

그리 말하여 누님이 품에서 꺼낸 것은 식신이었다. 사람 모양을 한 것이 10장 전후, 새모양을 한 것이 하나. 그것이 그 다음 순간 그녀의 손에서 스르륵 빠져나와 인간형은 등신대 허수아비로, 새모양의 식신은 부적으로 얼굴을 덮은 거대한 괴물새로 변모하였다.

 

사체의 처리는 인형을 쓰도록. 끝나는 대로 그 새를 타고 내 뒤를 따라오도록 하여라.”

 

담담히, 냉철하게 그렇게 말을 하고 난 다음 순간 그녀의 곁에는 거대한 용이 있었다. 돌연히, 아무런 전조도 없이 나타난 강대한 신령력을 두른 장엄한 분위기의 신수의 존재에 나는 헛숨을 들이켰다. 누님은 그런 용을 당연하다는 듯한 태도로 올라탔다.

 


그럼, 기다리고 있으마.”

 

그 말을 남긴 찰나의 순간, 용은 하늘을 향해 도약했다. 그리고 그것은 유성처럼 빛나더니 다음 순간에는 하늘을 비추는 별들과 구별이 안 갈 정도로 작아졌다.

 

 

……저건황요(黄曜)인가?하하하, 직접 보니 저거 장난 아니잖아.”

 

원작에선 종반에서야 겨우 쓸 수 있는 최상급의 식신인데……역시 원장 최강 캐릭 TOP3에 이름을 걸칠만하다. 인간이긴 한데 어떤 의미로 괴물이다.

 

……문제는 저 정도 수준은 아니어도 이 세계는 괴물이 득시글거린다는 것이지.”

 

나는 눈앞에서 두개골이 박살난 괴물의 시체를 보고 떠올렸다. 원작에선 중반 이후 주인공들에게 잡졸취급을 당하며 죽어나가는 대요이지만……실제론 주인공들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며 아무런 재능도 없는 나에겐 속수무책 당할 수밖에 없는 괴물이다. 그리고, 문제는 이것보다 훨씬 더 위험한 괴물이 굴러다니고 있다는 것, 그리고…….

 

눈앞의 적만 보고 있을 순 없다는 것이지…….”

 

아니, 오히려 어떤 의미로 등 뒤에 있는 녀석들이 더 악질이다. 특히 숨김없이 적의를 나에게 보내는 건 그나마 낫다. 정말로 위험한 건 호의이다. 뭐니해도…….

 

 

얀데레 히로인밖에 없는 우울계 야겜이니까, 이 세계는…….”

 

나는 나직이 한숨을 뱉었다. 하지만 이미 나는 그 얀데레 중 한 명에게 찍혀있으니 웃을 수가 없다. 이봐, 나는 이름조차 없는 엑스트라라고. 제발 이렇게 비니까 위험한 호의는 원작 주인공에게 보내주지 않을래?

 

……한탄을 터뜨리고 있을 수도 없나. 우선 일을……하하, 실화냐?”

 

나는 그제야 깨달았다. 목에 걸어둔 부적이 없어졌다는 것을.

 

잃어버렸다……라고 솔직하게 말하는 건 위험하겠지. 그렇다면…….”

 

오만상을 찌푸리며 숲을 보았다.

 

……찾을 수 있을까?”

 

나는 최악의 사태를 생각하곤 하늘을 올려다보며 탄식하였다…….

 

 

 

 

……….”

 

별들이 반짝이는 하늘, 그곳을 곧장 날아가는 한 마리의 용, 그리고 그 머리에 올라탄 한 명의 의젓한 분위기의 소녀……후소국(扶桑国)에 자리 잡은 요괴 퇴치의 명가오니츠키가(鬼月家)의 직계 자손은 손에 둔 부적에 눈길을 주었다.

 

그것이 무엇인지를 그녀는 알고 있었다. 그 순수하고 천진난만하고, 자유분방하고 변덕스런 여동생이 저 하인에게 하사한 것이다. 자기가 원하는 건 뭐든 당연하게 받을 수 있다고 착가한, 사람을 깔보는 여자가 하필이면…….

 

하필이면 이런 찝찝하고 천박한 것을 저 녀석에게…….”

 

, 말을 끝낸 순간에는 교묘하게 위장을 한정신조작과 천리안의 주술이 걸린 부적은 그녀의 손에서 발생한 새파란 불에 술식 째로 타버렸다.

 

………….”

 

남은 재를 더러운 것이라도 되는 양 내던지 오니츠키가의 장녀는, 그대로 밤하늘을 달렸다. 그리고, 생각했다. 그를 함정에 빠뜨리고, 모살하려고 한 녀석이 누구인지를, 그리고 그런 분수도 모르는 천치를 어떻게 처분을 해야 할지를.

 

다른 것들은 지금까지 그리 해왔던 것처럼 주마. 토지도, 돈도, 가문도, 전부 주마. 그러니…….”

 

한순간 침묵을 하고, 그녀는 선명한 음성으로 중얼거렸다.

 

그 녀석은 내 것이다……!!!”

 

밤하늘처럼 조용한 음성에는, 질척한 열정과 격정이 배어나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