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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코레/소설

함대콜렉션 -칸코레- 카게로, 발묘합니다! 1권 제3장 화(火)

다음날 아침.

기상 나팔 소리가 들리기 전에 1)카게로는 침상에서 기어나왔다.

전에 말했지만 구축함은 전원 구축함 기숙사에 들어간다. 구축함 소녀가 두 명에서 세 명이 방 하나. 제각각 침대와 로커가 할당된다. 여담이지만 전함이나 항모의 경우에는 개실인데다가 방도 두 개나 되는 큰 공간이 주어지고 있으며, 이것도 때때로 그네들은 시샘하는 대상이 된다.

통상, 구축대의 함선 소녀는 네 명이지만, 14구축대는 최대 인원인 여섯 명이다. 그렇기 때문에 방은 세 개나 쓴다. 잠수함 수준으로 좁은 실내에는 2단식 침대가 있으며, 사생활 보호를 위한 수단은 차광을 위한 커튼뿐이다. 싫어도 다른 함선 소녀와 친밀한 관계를 쌓을 수밖에 없어진다.

카게로는 사츠키와 같은 방이었다. 그녀는 명랑한 성격이라서 지루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커튼을 언제나 닫고 있었다. 등화관제를 하는 것도 아니고 그런 짓을 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카게로는 처음 방으로 들어가서 자, 이만 잘까, 라고 중얼거렸을 때에도 커튼을 열려고 하지 않을 정도이다. 때때로 소리가 들리지만 아무래도 팔굽혀 펴기를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사실은 그다지 타인과 접촉을 하고 싶지 않을 것일까? 게다가 이 방만 아니라 제14구축대는 어디든 비슷한 것 같다.

 

[1) 역주 : 원문에선 아케보노로 표기가 되었지만 오식으로 보고 카게로로 하였습니다.]

 

(생각한 거랑 다르네......)

 

구레에선 좀 더 관계가 농밀했다. 구축대란 결국엔 그렇게 돼버리고 마는 것이다. 그녀는 자신의 옷매무새를 정돈할 때 시라누이의 옷도 체크를 했었다. 물론 시라누이에게 자신의 옷매무새를 다듬어달라고 했다. 뭔가 위험한 관계라고 말할 수 있겠다.

어딘가 어긋난 감각은 그대로 처음 하는 훈련에서도 이어졌다.

진수부 부두에 집합한 제14구축대. 카게로는 느닷없이 타카오에게 이런 말을 들은 것이다.

 

네가 하렴.”

 

타카오에게 지도를 부탁드립니다.” 라고 말하자마자 돌아온 말이 이거였다.

?” 란 말이 입에 튀어나온 카게로에게 잘못은 없다. 보통 이런 일은 경순양함이나 중순양함 밑에서 지도를 받는 것이다. 특히 경순양함은 포뢰격전 훈련에선 가상 적 역할도 치른다.

 

왜 제가 하는 건가요?”

향도함이잖아.”

저 구축함이거든요!?”

해서 안 되는 것은 아니야.”

그게 아니라, 한 적이 없어요!”

누구든 처음엔 해본 적이 없는 상태랍니다.”

 

그렇게 말하곤 타카오는 나는 쵸카이랑 훈련이 있어.” 그렇게 말하며 떠나갔다.

남겨진 카게로는 망연해했다. 설마 돌아오는 게 아닌가라고 기대했지만, 타카오의 모습은 사라진 채로 보이지 않았다. 덤으로 그 누구도 지나가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돌아보았다. 그곳에 제14구축대의 멤버들이 정렬하고 있었다.

정렬이라는 것은 좋은 면만을 드러낸 표현이다. 일단 일렬로 늘어서고 있지만, 차의 불법 노상 주차급으로 삐죽삐죽했다. 나가츠키는 부모의 원수라도 보는 것처럼 카게로를 노려보고 있었으며, 옆에 있는 아라레는 시선을 엉뚱한 방향으로 보내고 있었다. 사츠키는 웨이트하자, 웨이트.” 그런 말을 반복하고 있으며, 우시오는 안절부절, 자기 오른쪽 옆만 신경 쓰고 있었다. 그곳에 있는 아케보노는 노골적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

카게로는 그녀들의 훈련을 지도해야만 됐다.

그렇지만.

 

(이 녀석들 상대로 뭘 하면 되냐고!)

 

그녀의 한탄하는 말은 밖으로 내놓지 않았지만 마음속으론 마음껏 외쳤다. 자신은 구축함이지 경순양함이나 중순양함이 아닌 것이다. 구축대의 훈련지도 따윈 들은 적도 없다. 배우고 싶은 건 이쪽이 산더미처럼 많이 있다. 향도따윈 할 자신도 없다.

몇 명의 함선 소녀가 근처를 지나쳤다. 그 때마다 아케보노가 있어.” “사츠키도.” “재고품들 투성이네.” 라는 말이 들려왔다.

최악의 기분이다. 아아, 신이시어, 계신다면 들어주세요. 만약 다시 태어난다면 항모가 좋다는 사치스런 말은 안 해요. 이런 상황, 구잠정이나 어선 개조인 특설 감시정이든 뭐든 될게요. 부디 골치 아픈 녀석만큼은 저한테 떠넘기지 말아주세요. , 역시 가장 순양함이 좋아요. 뭔가 멋있거든요.

하늘을 우러러보며 두,세 번 눈을 깜빡거렸다. 그걸로 탄식은 어떻게 쫓아냈다.

 

그럼 항행 훈련을 하자.”

뭐라고?”

 

나가츠키가 적의가 섞인 의문성을 내었다.

 

이제와서 항행인가? 우리들은 헤엄도 만족스럽게 못 하는 어린 아이인가?”

항행은 모든 것의 기본이야. 바다 위를 전진하기에 우리들은 배인 거야. , 하자.”

 

카게로는 짝짝 손뼉을 쳤다.

애초에 나가츠키의 말은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초보 중의 초보이며, 함선 소녀가 됐을 때부터 기가 질릴 정도로 반복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안 해도 된다는 것은 안 되지만, 새삼스런 기분은 지울 수 없었다.

하지만 카게로는 그 외에 어떤 훈련을 하면 좋을지 몰랐던 것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라도 이해하는 항행을 하였고, 자신의 불안을 알리지 않기 위해 손뼉을 치며 재촉하였다.

다 같이 장비를 수령하러 갔다.

함선 소녀는 기본적으로 하루의 태반을 장비를 장착한 채 지낸다. 훈련 중은 물론이거니와, 휴식 중에도 해제하지 않는다. 식사랑 입욕과 취침 시에만 장비를 해제하고, 정비반에 맡긴다. 자신의 목숨이 걸린 것이니 스스로 정비를 하고 싶다는 함선 소녀도 있으며, 그런 인간에겐 장비가 대출된다.

군수부 장비보관고에서 허가를 받고, 장비를 수령하였다.

카게로는 구레요코스카라고 적혀진 장비를 보고 안도를 하였다. 없었다면 큰일이다. 구축함이라서 무기는 전원 포와 어뢰이다. 남은 건 통신기재에 깜빡하면 말도 안 되는 두 개의 주기.

카게로의 포탑은 12.7cm 연장포이지만 사츠키와 나가츠키만은 12cm 단장포이다. 심해서함과 싸우기 위해선 무장의 강화도 급선무이지지만, 구축함까지는 좀처럼 그 차례가 오지 않았다. 다만 어뢰발사관만큼은 전 구축함에 배분되었다. 이것은 제독의 강한 의향으로 인한 것 같다.

구축함의 각 타입에 따라 무장은 형태가 달라진다. 구체적으론 잠그개의 형상이 다르며, 장착부위가 변하는 것이었다. 이것은 함선 소녀의 상성이 있는 탓에 적성시험의 결과에 따라 할당시킨다.

이 적성시험이라는 것이 상당히 수상쩍은데, 당사자가 전함을 희망한들 항모를 희망한들, 시험결과가 모든 면에 있어 우선된다. 꽃도 부끄러워할 소녀들은 몸의 사이즈가 측정되고 피와 오줌이 채취되고 구멍이란 구멍이 구석구석 조사되고, 거기에 더해 코드가 몇 가닥이나 뻗어난 탓에 신종 생명체로밖에 안 보이는 헤드기어를 뒤집어쓰고 망막에 기괴한 CG영상을 투영되고, 위라니, 아래라니, 적색이라니, 청색이라니, “이 사람을 죽여보고 싶습니까?” 란 질문에 예, 아니오로 대답한다.

시험결과는 확실히 통지되지만, 과정은 절대로 공표되지 않는다. 과거 조사표를 종이비행기로 만들어서 가장 멀리 날아간 순부터 정하고 있는 게 아닌가?” 그렇게 의심한 함선 소녀가 정보공개 소송을 일으킨 적이 있지만, 특별기밀 취급인 탓에 문전박대를 당했다.

카게로는 자신이 구축함으로 뽑힌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하지만, 가끔씩 이 적성시험은 본래의 기능을 하고 있지 않은 게 아닌가라고 의심한 적도 있다. 아케보노 같은 함선 소녀랑 만났을 때에는 특히 그렇다.

지금도 보관고 안에서 아케보노는 고개를 돌린 채로 움직이려고 하질 않았다.

 

, 장비 장착해.”

 

카게로의 주의도 무시한 채였다.

 

아케보노, 다 같이 항행을 하지 않으면 훈련이 안 되잖아.”

의미 없어.”

 

아케보노는 카게로를 노려보았다.

 

어차피 다들 허접해서 진형도 함대운동도 할 수 있을 리가 없을 테니까, 해봤자 헛수고야.”

헛수고 같은 건 없어! 기본이니까, 다들 할 수 있는 게 뻔하잖아.”

 

아케보노는 코웃음을 쳤다.

 

구레 출신은 참 긍정적이셔요. 모든 구축함이 제대로 항행을 할 수 있다고 진심으로 생각하고 있는 거야?”

당연하잖아.”

그럼 시험해봐.”

 

한바탕 말한 후, 아케보노도 장비를 장착했다.

부두로 돌아왔다. 함선 소녀가 된지 얼마 안 된 무렵의 한 때를 제외하고 항행훈련에 풀은 쓰지 않는다. 바다에서 싸우니까 바다에서 훈련을 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카게로는 솔선해서 부두에서 해면에 발을 디뎠다. 다소 밸런스가 무너졌지만 금세 안정되었다. 이런 감각은 구레 때부터 변함없었다.

바다에서 함선 소녀를 지탱하는 것이 양발에 신고 있는 두 개의 주기이다. 아무리 보아도 신발이며 실제 신발을 신는 감각과 차이는 없지만 함선 소녀들은 주기라고 부른다. 주기의 밑창과 발꿈치 부분에서 추진력이 방사되어 앞으로 향해 나아갔다.

주기은 어떤 의미로 무장보다도 중요한 장비이다. 이거랑 등에 짊어지고 있는 유닛 (통칭 ’) 두 개로 추력을 얻고 있기 때문에 잃으면 움직일 수 없는 것이다. 캔은 파괴되어도 함선 소녀는 정지를 할 뿐이지만, 주기가 손상을 입으면 부력을 잃고 가라앉는다.

만약을 위해 돌아보자 다른 멤버들도 똑같이 해면에 서고 있었다.

카게로는 조금 안도를 하며 아케보노에게 말했다.

 

것봐, 할 수 있잖아.”

지금은 그렇지.”

 

아케보노는 바보취급을 하는 것처럼 대답했다.

어느 정도 나아가고 나서, 카게로는 일렬로 모이도록 명령했다.

 

으음, 단종진부터 할까.”

 

세로 일렬로 모여 항행을 하는 방법이다. 가장 기본적인 진형이며 간단하다고 일컬어지고 있다. 앞의 함선 소녀를 주의하면 어떻게 되기 때문에 배속된 지 얼마 안 된 함선 소녀에게 알맞은 진형이기도 했다.

향도함인 카게로가 선두에 섰다. 몇 번이나 돌아보며, 대열을 만들고 있는지 확인했다.

 

간다~. 양현 전진 원속.”

 

카게로가 나아갔다. 돌아보면 다들 따라오고 있었다.

안심했다. 것 봐, 아무런 문제없다고.

 

양현 전진 원속, () 10.”

 

주기의 회전수만큼 올려서 속력을 조정한다. 말을 하는 것과 동시에 등으로 신호를 보내는 것도 잊지 않았다.

다시 한 번 돌아보았다. 다소 거리가 벌려진 감이 있었다.

이상하다, 내가 너무 빨랐나, 그렇게 생각하면 다른 호령을 붙였다.

 

양현 전진 원속, () 15.”

 

, 충격이 났다, 등에 무언가가 부딪혔다. 카게로는 자칫 앞으로 엎어질 뻔 했다.

돌아보면 사츠키가 머리를 손으로 누르고 있었다.

 

아야야......”

, 내가 감속한다고 말했잖아. 그대로 들이박으면 어쩌자는 거야.”

~, 그렇지만 원속이지.”

그 원속이 아니라, 적이라고 신호를 냈지. 회전수를 내린다고 말했다고.”

?”

 

사츠키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카게로는 순간 현기증이 났다.

 

흑이 주기의 회전수를 올리고 적은 내린다야! 이런 건 바로 배우잖아!”

~, 나 있잖아, 좌학은 싫어해.”

 

사츠키는 어째서인지 자랑스러워했다.

 

웨이트를 해서 체력을 올리는 편이 좋으니까. 게다가 원정에서도 금세 다치니까, 늘 독에 늘어가 있어서, 그다지 좌학 수업을 못 들었지 뭐야.”

 

핫핫핫, 웃었다. 카게로는 머리를 감싸 쥐고 싶어졌다.

 

기본적인 걸 아무것도 모르는 거니!? 잘도 그런 상태로 원정에 갔네.”

그치만 가서 돌아오기만 하면 되잖아.”

어디서 다친 거야.”

늘 양현 전력으로 가니까, 주기가 망가지거나 파도에 다쳐.”

 

이 근육 바보, 카게로는 생각했다. 언제나 전속력을 내면 다치기 쉬운 건 당연한 이야기이다. 독에 들어간 건 심해서함과 벌인 전투라고 생각한 자신을 저주하고 싶어졌다.

 

함대열도 못 하는 함선 소녀가 어디에 있다고......”

나만 그런 게 아니거든?”

 

사츠키가 돌아보았다. 그곳에서 다른 함선 소녀들이, 뒤죽박죽이 된 채로 항행을 하고 있었다.

 

꺄아앗, 아라레씨, 좀 더 앞으로 가주세요!”

무시해 아라레, 너는 내가 지킨다.”

“............”

 

세 명의 함선 소녀가 다 같이 이쪽을 향하고 있었다. 대열이라기 보단 실가닥이 뭉친 꼴 같다. 우시오는 당황해서 손만 흔들고 있지, 나가츠키는 아라레의 팔을 꽉 잡고 놔주질 않았다. 아라레는 의식이 없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입을 닫은 상태이다.

그녀들은 그대로 뒤엉켜서 지금이라도 전복할 것 같았다.

그런 광경을 떨어진 곳에서 아케보노가 싸늘한 시선으로 보고 있었다.

아케보노가 카게로에게 다가왔다.

 

것 봐.”

 

일단 반론하는 카게로.

 

, 분명 익숙치 않은 거야.”

기본이 익숙하지 않다는 건 최악아냐?”

까맣게 잊어먹은 건 흔히 있는 일이야. 분명 전투 진형이 되면 잘 할 거야.”

흐응. 그럼 해보지 그래.”

 

조소하는 듯한 구조. 카게로는 도발을 받아들였다.

 

전원 일렬횡대! 심해서함이랑 싸운다고 생각해!”

 

함선 소녀는 전투 시에, 때때로 일렬횡대가 되어 공격한다.

그리고 그것이 가장 어렵다. 앞과 뒤, 좌우를 동료의 함선 소녀와 맞춰야만 하고, 게다가 그것을 전투 중에 이루는 것이다. 만약 한 명만 돌출을 하거나 타이밍이 늦어지면 어뢰 발산 타이밍이 흐트러지고 만다. 포는 쏠 때 마다 미조정을 하면 되지만 어뢰는 쏘면 끝이기 때문에 함포처럼 할 수도 없다.

 

횡간격을 잘 맞춰!”

 

카게로는 지시를 내렸다. 이 간격이 또 중요한데, 섣불리 멀어지면 지시가 안 들리고, 너무 가까우면 머리가 부딪힌다.

 

양현 전진 제1 전투 속도!”

 

카게로의 구령과 함께 일제히 앞으로 나아갔다.

하지만, 금세 뿔뿔이 흩어졌다. 우시오는 뒤처지고, 사츠키는 카게로보다 앞으로 나아갔다.

 

, 양현 전진 제2 전투 속도!”

 

속력을 올리자, 더 대열이 흐트러졌다. 그것만이라면 모를까 간격이나 방위까지 엉키기 시작했다.

 

정말! 제대로 일렬로 맞춰!”

 

목소리가 귀에 들어가는지 어떤지 알 수 없다. 사츠키는 에이~” 그런 말을 하면서 앞으로 돌진을 하고, 나가츠키는 이번에도 아라레에게 몸을 기대고 있었다. 우시로는 여전히 엉금엉금 나아가고 있는 채였다.

아라레의 왼팔을 나가츠키가 잡고 있었다. 그 탓인지 아라레는 서서히 왼쪽 방향으로 선회를 하기 시작하였고, 우시오의 진행방향을 횡단하고 있었다.

우시오는 항행이 서투른 함선 소녀에게 나타나는 흔한 현상으로 자기 발밑만 신경 쓰고 있었다. 그 탓에 아라레와 나가츠키의 접근을 깨닫지 못 했다.

 

“......, 꺄아앗!”

 

. 우시오는 나가츠키와 부딪혔다. 아라레가 아닌 것은 나가츠키가 감쌌기 때문이다.

둘은 해면에서 뒤집어졌다. 카게로는 서둘러 돌아갔다.

 

, 괜찮아!?”

 

나가츠키는 곧장 몸을 일으키고 카게로가 아니라 아라레에게 말했다.

 

다친 곳은 없나 아라레. 내가 널 감쌌어.”

“......고마워.”

 

나가츠키는 안심을 하며 아라레의 손을 잡았다. “다행이다......” 그런 말을 하며 눈에 눈물마저 글썽일 것만 같았다.

카게로는 둘의 드라마같은 대화를 바라보고 있을 여유는 없었다.

 

그런 것보다 우시오는!?”

 

그 우시오는 해면에서 하늘을 바라본 채 눈을 핑핑 돌리고 있었다.

 

후냐......”

지금, 일으킬 게.”

 

카게로가 손을 잡고 잡아당겼다. 우시오는 의식은 있었지만, 머리가 핑핑 돌고 있는 것 같았다. 2전투 속도로 충돌을 한 것이다. 이 정도로 끝난 것은 행운이라고 할 수 있다.

 

다친 데는 없어?”

없어요......”

 

우시오는 몇 번 머리를 흔들어서 의식을 선명하게 하였다. 안심하는 카게로.

 

후우......운이 좋았어......”

, 전부터 이런 일에서, 다친 적은 없어요...... 제 입으로 말하는 것도 이상하지만, 운이 좋은 걸지도 모르겠네요......”

운이 좋은 건 좋은 일이잖아.”

 

함선 소녀로서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능력으로서, 운을 거론하는 사람은 많다. 때로는 함선 소녀 자신도 그렇게 주장한다. 단 한 발의 포탄으로 굉침을 하는 경우도 있다면 몇 발을 맞아도 부상하여 자력으로 진수부까지 귀환하는 함선 소녀도 있다. 게다가 그것이 몇 번이나 이어지면 이미 살아남는 것은 운이 좋아서 그렇다.” 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네 행운 덕분에, 날벼락도 맞지만.”

 

그렇게 말한 것은 카게로가 아니다. 어느 사이엔가 다가온 아케보노였다.

 

다른 사람이랑 부딪히다니, 또 폐를 끼칠 셈이야? 작작하는 게 어때?”

“............”

함선 소녀가 항로 위에 있다면, 후진을 하는 건 상식이잖아.”

“............”

 

우시오는 반박하지 못한 채 고개를 숙이고 풀이 죽었다.

무척이나 의기소침을 한 느낌이 들어 보다 못 해 카게로가 참견을 하였다.

 

실 수 정돈 누구든 하는 거야.”

1)“이나즈마랑 미유키처럼 큰문제로 발전을 해도 그런 말을 할 수 있어?”

......”

 

[2) 역주 : 이나즈마와 미유키는 충돌 사고를 일으켰고, 그 결과 미유키는 침몰.]

 

그 말엔 역시 반론하기 힘들었다. 바다 위에서 이런 부류의 실수는 쉽사리 목숨을 앗아가는 결과로 이어지는 것이다. 특히 심해서함과 전투 중에 일어나면 돌이킬 수가 없다.

그래도 카게로는 반박하였다.

 

그럼 너는 단횡진으로 함대 운동할 수 있어?”

할 수 있어.”

 

태연하게 장담하는 아케보노. 울컥하는 카게로.

 

그럼 해봐.”

좋아. 너랑 나로 해보자고.”

 

가는 말에 오는 말. 둘이서 함대운동을 하게 되었다. 남은 멤버는 쉬면서 구경이다.

카게로의 오른쪽 옆에 아케보노가 섰다. “언제든지 좋아.” 아케보노는 그렇게 말하였다.

 

“......양현 전진 강속.”

 

카게로는 주기를 움직였다. 원속이 아니라 느닷없이 속력을 올렸다. 힐끔 오른쪽을 보면, 아케보노는 태연한 표정으로 따라오고 있었다.

 

양현 전진 최대 전투 속도.”

 

카게로형은 빠른 발이 자랑거리이며, 시마카제가 아닌 이상 여유롭게 떨칠 자신이 있었지만, 아케보노는 역시 카게로를 따라오고 있었다.

카게로의 마음속에서 놀라움이 생겨났다.

 

양현 전진 한계치까지!”

 

이미 옆은 보지 않았다. 그곳에 있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카게로는 방향을 돌렸다.

 

() 3!”

 

오른쪽 30도로 방향전환. 신호를 내는 것과 동시에 우현. 어쩌면 부딪힐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부딪히지 않았다. 아케보노는 한 치의 차이도 없이 같은 곳에 있었다.

 

“Q !”

 

이번에는 왼쪽으로 45도로 방향을 튼다. 역시 아케보노는 따라오고 있었다.

 

1! 양현 후진 반속!”

 

오른쪽 10도로 방향 전환하고, 후진을 걸어 속도를 낮춘다. 아케보노는 지정된 위치를 유지한 채였다.

 

양현 전진 제1 전투 속도! 2! 4! () 130!”

 

속도를 올린 다음 오른쪽으로 20도 방향으로 꺾고, 왼쪽으로 40. 마지막에는 심술을 부려 전진방위 우측 130도 일제 회두까지 하였지만 아케보노는 뒤처질 기세가 전혀 나질 않았다.

그 뒤로 몇 번이나 함대 운동을 하였지만, 아케보노는 간격을 유지하였고, 방위가 흐트러지는 일은 마지막 순간까지 일어나지 않았다.

구경을 하고 있는 멤버들의 곁으로 돌아갔다. 무슨 영문인지 박수를 하였다.

카게로는 놀람 반 기막힘 반으로 아케보노에게 말했다.

 

......굉장하구나.”

.”

 

아케보노는 시시하다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구축함이 함대운동에서 뒤쳐질 순 없잖아.”

그렇지만 나, 오늘 처음 아케보노랑 짰다고. 보통은 아무리 해도 어긋날 텐데. 한 방에 맞추다니, 구레에 있는 애들도 없어.”

그 녀석들은 분명 재능이 없는 거야.”

“......, 아케보노, 우리들이랑 같이 하지 않을래? 네 실력이라면 제14구축대가 바보 취급을 받는 일은 없어질 거야.”

구축함이랑 같이 하고 싶지 않아.”

 

아케보노는 그렇게 말하곤 오늘은 이만 돌아갈래.” 그런 말을 남기고 곧장 돌아가고 말았다.

카게로 외 4명이 바다에 남겨졌다.

 

우리들도 돌아갈래?”

 

사츠키가 태평한 소릴 하였다. 카게로는 고개를 저었다.

 

아직 멀었어. 단종진부터 다시 할 거야.”

~”

아케보노한테 저런 소릴 듣기만 하면 분하잖아. 그러니까 좀 더 훈련할거야.”

 

카게로는 한 명씩 돌아보며 말했다.

 

사츠키, 앞만 보는데다가 언제나 한계직전까지 속도를 내니까 좀 더 속도를 낮춰. 우시오는 반대로 똑바로 앞을 봐. 발밑을 보지 않아도 어차피 넘어지지 않는다고. 나가츠키는 아라레랑 좀 더 떨어져.”

나는 아라레를 지킨다고 맹세했다.”

그렇게 붙어 다니면, 지근탄으로 둘 다 한꺼번에 전복할거야. 아라레는......일단 뭔가 말해봐.”

 

아라레는 몇 번 눈을 껌뻑거릴 뿐이었다. 이해를 했는지 안 했는지 잘 알 수 없었다.

 

“......다들 알아들었다고 볼게. 그럼 처음부터 하자.”

 

결국, 그 날 훈련은 함대 운동만으로 끝났다.

그 결과.

다섯 명은 전신에 멍과 상처를 입고, 근육통으로 칠전팔도하는 꼴이 되었다.

 

 

 

 

그 다음날.

카게로는 하룻밤 내내 한숨도 눈을 붙이지 못한 채, 꾸벅꾸벅 졸고 있는 상태로 기상 나발 소리를 들었다. 근육통을 견디면서 침대에서 기어 나와, 옷매무새를 다듬고 아침 식사를 먹으러 나갔다.

구축함 함선 소녀는, 기숙사 안에 있는 제1 사관차실에서 식사를 한다. 말하자면 식당이지만 전통적으로 그렇게 불리고 있었다.

하나의 기숙대에 하나의 테이블이 주어진다. 카게로 이하 제14 구축대 멤버들은 초췌한 분위기로 식사를 하고 있었다.

구축대는 나이 어린 소녀들이 많기 때문에 어느 테이블도 떠들썩했다. 그야 말로 릴이 돌아가는 것만으로도 웃음을 터뜨리는 나이이다. 말 그대로 어린 소녀의 새된 목소리가 충만하고 있었다.

그런 와중, 14구축대 멤버들은 장례식장에서 밤을 샌 것 같은 얼굴을 하고 있는 것은, 어제한 훈련으로 여기저기 욱신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만이 아니라 결국 실력이 늘지 않았던 것이다. 함대운동은 심오하다고 하여도 기본 중의 기본이다. 그것조차 못 하는 꼴이니 축 처지는 것도 당연한 것이었다.

욱신거리는 몸을 참으면서 기운 없는 표정을 띄우는 카게로를 몇 명의 함선 소녀들이 시선을 보내면서 속닥거리고 있었다.

관심없는 척을 하면서 귀를 기울여보면, “저 카게로형, 아케보노를 떠맡았데.” “우와, 최악이다.” 그런 이야길 하고 있었다.

당연한 말이라고 생각했지만, “함대운동이 전혀 안 돼서, 아케보노한테도 바보취급을 당하는 수준인 것 같아.” 이 말에는 확실히 화가 났다. 그건 그렇지만, 이쪽도 필사적으로 연습을 한 것이다. 나중에 두고 보라지.

속닥거리는 이야기는 아직도 이어졌다.

 

저기, 14구축대라고 한데.”

들은 적 없어

재고품을 만들어서 만들었데. 그런 애들 투성이지.”

카게로형도 네임쉽이 가장 수수하다고 하니까.”

 

괜한 오지랖이다. 여기에 시라누이가 있어봐, 너희들은 따끔한 맛을 보게 될 거라고. 야전이라고 구실을 붙여서 맨몸으로 바다에 처박힐 거라고.

하지만, 과거의 파트너는 없으며, 카게로도 마음속으로 반론을 할 뿐이었다.

오늘 아침 식사는 보리가 섞인 밥에 토란이 들어간 된장국. 가지 소금 절임과 김조림. 몸을 움직이는 일이니 간은 진하게 베였다. 그렇지만 마음은 산만했기 때문에 맛은 느껴지지 않았다.

카게로는 어쨌든 어떻게 해서라도 이 낙오자라고 찍힌 입장을 만회하려고 생각하고 있었다.

14구축대가 마이너한데다가 재고품을 긁어모은 것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거기서 떠오르는 것은 분명 할 수 있을 것이다. 구레에 있었을 때 사전의의욕이란 항목에 새로운 의미를 추가하였다.’라고 평가받은 함선 소녀의 진면목을 발휘할 차례이다.

일단, 이 장례식장 같은 분위기와 욱신거리는 몸을 어떻게 하고 싶다.

무슨 말을 하려고 한 카게로였지만, 의외롭게도 아케보노가 말을 꺼내었다.

 

정말 못 봐주겠네.”

 

그녀는 혼자서 기운이 쌩쌩했다.

 

적어도 뭔가 말이라도 하지 그래? 모처럼 먹는 밥이 맛없어 지잖아.”

“......식사 중에 쓸데없는 말을 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나가츠키가 말했다. 초췌한 멤버들 속에서, 그녀는 안색이 어둡지만 등줄기를 곧게 피고 착실히 식사를 하고 있었다.

 

아케보노도 입을 다물고 먹도록.”

바보같은 소리나 하고 말이야. 무츠키형은 어째서 그렇게 허세만 부리려고 하는 걸까?”

 

아케보노는 젓가락을 휘둘렀다.

 

그렇게 어깨에 힘만 주지 말고, 좀 더 느슨하게 살면 어때?”

이건 천성적인 것이다.”

천성적? 아아, 다른 구축함을 지킨다는 바보같은 성격은 갓난아기 때부터 타고난 거로구나. 분명 엄마가 가정폭력에 시달리다가 아빠랑 이혼을 한 영향이라도 받은 걸까?”

호위는 구축함의 본분이다. 나는 약한 자를 지키는 것이야 말로 군함의 본분이라고 믿고 있다.”

구축함은 군함이었구나?”

사람 말꼬리를 잡지마. 무슨 일이 있던지 간에 나는 타인을 버리지 않는다.”

 

갑자기 아케보노의 안색이 변하였다. 젓가락을 테이블에 놓았다.

 

이 바보 구축함! 너처럼 하지도 못하는 말만 하는 녀석이, 정말로 민폐라고!”

 

갑작스런 일에 나가츠키는 깜짝 놀랐지만 곧장 반박하였다.

 

약한 자를 지키는 것의 무엇이 나쁘지?”

! 나 알고 있거든. 구축함 중에서도 무츠키형이 가장 수준이 떨어진다면서?”

그런 건 관계없다.”

그럼 꼬락서니어선 누굴 지킬 수 있겠냐고.”

뭐라고!”

 

나가츠키는 고함을 내며 일어섰다.

 

너는 너랑 달라! 할 수도 없는 일은 말하지 않아!”

될 턱이 없다고!”

 

둘은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노려보고 있었다.

그 광경에 제1사관차실 안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어느 사이엔가 회화는 중단되고, 식사조차 하지 않은 채 바라보고 있었다.

14구축대의 다른 멤버들도 마찬가지였다. 카게로는 하늘을 올려다보았고, 사츠키는 눈을 휘둥그레 띄고 있었다. 우시오는 안절부절거리고 있으며, 아라레만이 기계적으로 음식을 입에 옮기고 있었다.

나가츠키와 아케보노는 정면으로 서로 마주보고, 불꽃을 튀기고 있었다. 일촉즉발. 누가 기침을 하는 것만으로도 주먹다짐이 시작할 것 같았다.

그 때 다른 방향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여러분, 좋은 아침이에요~.”

 

1사관차실에 들어온 것은, 푸른색 제복을 입은 비서함, 아타고였다.

허둥거리며 일어서려고 하는 구축함 소녀들. 아타고는 손을 제지하였다.

 

아앙. 앉은 채로 있어, 앉은 채로 있어줘.”

 

허리를 띄운 함선 소녀들은 그대로 착석하였다. 분위기가 흐트러진 나가츠키와 아케보노도 자리에 앉았다.

아케보노는 전원이 보기 쉬운 곳에 서있었다.

 

식사를 하면서 들어줘. 실은 제가 여러분들에게 할 말이 있습니~.”

 

비서함이 그런 말을 했다고 해서 식사를 진행하는 함선 소녀는 없다. 일언일구를 놓칠까보냐, 의식을 집중시키고 있었다.

아타고는 생긋거렸다.

 

다다음주, 구축함 여러분들을 대상으로 한 특별연습이 이루어집니다.”

 

연습이란 말에 구축함 소녀들의 몸이 흠칫 떨렸다.

 

전 구축함이 참가합니다. 순위를 매겨서 제독에게 결과를 보고할 것이에요.”

 

뭐라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목소리 같은 것이 제1사관차실에 충만하였다.

그것은 뜬금없이!?” 이기도 하였고, “사전 통보라도 받아서 다행이다.”이기도 하였고, “이건 우리가 이겼다.” 이기도 하였다.

함선 소녀의 연습은 아군이 가상적이 되어, 훈련탄을 발사하여 명중판정을 실시한다. 거기서 성적을 계산하여 점수를 매긴다. 때로는 표적함을 상대로 실탄을 발사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런 경험은 실전에서 도움이 되기 때문에 각 진수부에서 빈번하게 이루어지고 있었다. 아타고가 말했듯이 구축함 끼리 경쟁을 시키는 방법도 드문 것은 아니다.

기뻐하는 구축함 소녀가 다수파였다. 이런 부류의 연습을 좋아하는 인간이, 구축함에는 의외로 많다. 하지만 연습이란 말의 앞에 붙은 특별이란 말이 마음에 걸렸다.

아타고는 말을 이었다.

 

단순한 연습은 멋이 없으니, 원정도 포함합니다. 각 구축대별로 해상호위 임무를 시키고, 가장 많은 득점을 얻은 구축대가 우승이에요.”

 

와아, 함성이 울렸다.

원정은 오로지 자원을 획득하기 위한 행위이다. 해상호위는 선단과 배에 실려 있는 자원을 지킨다. 척 봐선 간단해 보이니 구축대가 자주 해상호위에 이용되었다.

하지만 이것은 연습보다도 훨씬 더 긴장된다. 어지간해선 심해서함과 조우를 하지 않는다고 해도, 원정이라고 해도 실전인 것이다.

그것을 일부러 특별연습이라고 한 점에서 아타고의 심정이 나타나있었다.

 

습격하는 적역은, 순양함이나 전함이 맡으니까요. 연습통제관도 겸해서, 잘 호위를 할 수 있는지 체크합니다. 대충하면 안 돼요.”

 

술렁거리는 소리를 듣고 그녀는 만족스러웠다.

 

그것만이 아니에요. 여러분들이 의욕을 내도록 하기 위해, 성적이 좋은 구축대에겐 호화로운 상품을 준비했습니다~”

 

오오,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우선 제3위에겐 마미야씨의 특제 아이스크림을 마음껏 먹을 수 있어요~”

 

와아, 환성이 퍼졌다. 마미야제 과자는 모두가 최고의 맛을 잘아한다. 기대를 하지 않는 함선 소녀는 존재하지 않는다.

 

2위는, 아카기씨랑 단 둘이서 식사를 할 수 있는 권리를~”

 

, 오오, 목소리에 의문이 섞였다.

 

그리고 제1위는......팡파카파~!”

 

카게로는 작은 목소리로 사츠키에게 물었다.

 

팡파카팡?”

저 사람의 말버릇이야.”

 

뭔가 신장 개점 같다고 중얼거리는 것과 같은 타이밍으로 아타고는 발표했다.

 

저를 평생 언니라고 부를 수 있는 권리~”

 

~, 짝짝짝. 그녀는 스스로 박수를 하였다.

구축함 소녀들은 얼굴을 마주본 채, 질색을 하였다. 언니라고 부르게 하는 버릇은 전원이 알고 있다. 여기저기에서 “3위랑 1위를 바꾸지 않는 거야? 란 속삭임이 발생하고 있었다.

 

여러분들 다들 좋아하는 것 같네요.”

 

그런 걸까? 란 말없는 말은 그녀에게 전해지지 않았다.

 

연습의 자세한 일정은 추후 통지하겠습니다. 여러분들은 그때까지 훈련에 매진해주세요.”

 

아타고는 만족스런 분위기를 유지한 채 퇴실하였다.

1사관차실은 미묘한 분위기가 떠돈 상태로 식사를 재개하였다. “아카기씨랑 식사라니, 전부 다 뺏겨 먹히는 전개잖아.” “3위를 어떻게 하면 노릴 수 있을까?” 그런 회화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카게로도 아타고의 대사를 머릿속에서 반추하고 있었다.

어쩌면 이것은 찬스가 아닐까? 상품은 어쨌든 이기면 틀림없이 격이 붙는다. 무명은커녕 악명이 따라다닐 것 같은 제14구축대의 명성을 떨칠 수 있는 절호의 찬스이다. 비슷한 것은 구레에서도 하고 있었고, 시라누이랑 승리를 위해 맹훈련을 쌓기도 하였다.

무엇보다 이걸 통해서 전원의 의사통일을 이룰 수 있다. 함대운용도 변변치 못한 구축대에서 환골탈태를 하는 것이다.

그녀는 작은 목소리로 테이블에 앉아있는 멤버들에게 전했다.

 

애들아, 들어줘. 이 연습, 이기로 가자. 목표는 1.”

 

수상쩍은 표정을 짓는 사츠키.

 

그렇게 언니라고 부르고 싶어?”

이미 부르고 있어. 그게 아니라, 우리들은 구축함이잖아. 이기러 가는 것은 당연한 거야.”

그야 그렇지만~”

지금 상태론 바보취급은커녕 애물단지 취급이잖아. 이걸로 반드시 만회할거야.”

오오, 의욕적인 걸.”

당연하지. 요코스카 진수부에 우리들의 이름을 알릴 찬스니까.”

나는 괜찮지만.”

 

사츠키가 다른 애들에게 시선을 보내면서 말했다.

반응은 둔중했다. 둔중하다기 보단 없었다. 나가츠키와 아케보노는 방금 전의 응수의 여운이 아직도 이어지고 있었으며 우시오는 그 둘의 말다툼을 말리지 못 한 것 때문에 풀이 죽은 상태였다. 아라레는 식사가 끝난 탓에 건전지가 다 닳은 무선 장난감처럼 움직임을 멈추고 있었다.

그래도 카게로는 말했다.

 

분명 괜찮아. 우리들이라면 할 수 있어. 요코스카에서 최고가 되는 거야.”

 

주먹을 쥐고, 꾹 움켜줬다. 사츠키만이 ~” 호응을 보냈다.

 

그 날 카게로는 훈련 전에 자습실에 들어가 해상호위의 자료를 뒤지고 있었다. 이기기 위해선 우선 대상을 잘 알 필요가 있다.

구레에서 그녀는 강행정찰이나 관함식 예행 연습 같은 임무가 많았다. 이것들은 이러니 저러니해도 자원을 들고 오기 때문에 원정의 부류에 들어간다. 다만 호위만은 한 적이 없다.

 

으음, 함박은 함수 부채꼴 면은 가장 안전하며. 현측 부채꼴 면은 가장 위험하다......선단의 측면을 방어해야만 한다는 거로구나.”

 

두꺼운 책을 펼쳐 읽으면서 입 속으로 중얼거린다.

 

두 척의 호위의 경우에는 원칙으로서 횡렬로 하여......옆을 지켜라, 이거군.”

 

일단 참고가 될 만한 부분만을 머리에 집어넣고 서둘러 자습실을 나왔다.

당일치기는커녕 한 시간 내로 지식을 집어넣고 부두에 도착. 정렬한 구축대의 멤버들을 향해 말했다.

 

오늘부터 선단 호위 훈련을 할게. 특별연습에서 1등을 딸 거니까, 역시 이것에 집중을 한 훈련을 하는 편이 좋다고 생각해.”

다른 구축대도 비슷한 걸 하지 않을까?”

 

그리 말하는 사츠키. 당연한 말이기 때문에 카게로는 인정했다.

 

그러니까 다른 애들보다도 더 연습할 거야.”

난 함대 운동은 서투른데. 개별함 운동이 장기야.”

그 단점을 극복해야지.”

 

카게로는 역설하였다.

 

우리들이 1위가 되는 거야.”

 

전원을 둘러보았다.

역시, 할 수 있을까란 의문이 얼굴에 나타나고 있었다. 가장 의욕이 있어 보이는 사츠키이지만, 그녀도 분발 반, 불안 반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의욕 제로. 불안은커녕 불만 100%인 함선 소녀도 있다.

 

또 바보 같은 짓을 해요.”

 

아케보노는 수상쩍다는 듯이 말했다.

 

하지도 못할 일을 해서 무슨 의미가 있는 건데.”

하지 않으면 실력이 늘지 않잖아.”

시간 낭비야.”

아케보노는 조함은 잘하지만, 다른 애는 그렇지 않잖아.”

그럼 멋대로 하지 그래.”

 

아케보노는 내뱉듯이 대답했다. 우시오가 아케보노야......” 그렇게 말하며 손을 뻗지만 뿌리쳤다.

 

그럼 제14구축대는 선단 호위 훈련을 시작할게.”

~”

 




 

무슨 영문인지 등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깜짝 놀란 카게로는 황급히 돌아보았다. 그곳에는 방글거리는 아타고가 있었다.

아타고는 가볍게 손을 흔들고 있었다.

 

역시 구레 진수부 출신의 애는 기합이 다르네. 한껏 지켜볼게.”

, 아타고씨. 뭔가요!?”

언니잖니.”

 

그렇게 아타고는 말하고 난 뒤.

 

가끔씩은 구축함의 훈련을 지켜보는 것도 중요한 역할이야. 카게로네 구축대는 사람이 없으니까 입후보를 했어.”

 

이게 무슨 일이람, 카게로는 한탄했다. 하필이면 보고 있는 것이 아타고이다. 지켜보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해도, 좀 더 뭐랄까, 성격이 요상하지 않은 사람이 좋을 텐데.

 

그렇지만, 비서함이시잖아요.”

제독은 됐어. 아카기씨한테 응석을 부리려고 하다가 카가씨의 과녁이 되고 있으니까.”

 

그 제독, 쓸데없는 짓을! 카게로는 가슴 속으로 매도했다.

카게로는 어떻게 정신을 다잡으려고 하였다. 지켜보고 있든 아니든, 1위가 되기 위해선 훈련을 해야만 한다.

선단 호위 훈련은 무엇보다 지킬 것이 필요하다. 그런 고로, 카게로는 준비를 하였다.

 

 

 

화물선 대신 들고 왔으니까 정렬하는 걸 도와줘.”

 

그녀가 준비한 것은 정교한 배의 모형, 이 아니다.

회색으로 칠해진 인형이었다. 사람의 신장보다 조금 낮고, 머리 부분에서 2개의 포신이 돌출되어 있으며, 튜브를 달고 있었다. 그곳에는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제카마시라고 적혀져 있었다.

한 개만 있는 게 아니라, 몇 개나 있다. 아타고가 어머나, 귀여워라.” 라고 중얼거렸다.

 

“......시마카제의......포탑......?”

 

아라레가 중얼거렸다.

 

인형이야. 뭔가 창고에 놓여있길 래 가지고 왔어. 그렇다기 보단, 이것밖에 없었어.”

 

카게로는 대답했다. 게다가 상당한 수가 보관되어 있기 때문에, 사정사정해서 빌려온 것이다.

 

......이게......”

이거 안는 베개야~”

 

아라레의 의문에 대답을 한 것은 아타고였다.

 

안고 자면 안면을 할 수 있어. 그러니까 놔두고 있던 거야.”

높으신 분에게 혼날 것 같은데......”

제독이 제안한 거야.”

“............”

 

제독이 혼자서 자는 것은 외롭다면서 각 함선 소녀에게 같이 잘 것을 부탁했지만 거절을 받은 탓에 생각한 것이었다. 숫자가 많은 것은 다른 진수부나 박지에도 나눠주려고 했기 때문이다. 아무리 그래도 배포는 중순양함 이상의 함선 소녀들이 총출동하여 말렸고, 갈 곳을 잃은 인형은 창고에 잠들게 되었다. 더불어 중요한 시마카제는 연장포가 늘었다라고 외치면 미친 듯이 기뻐한 것 같았다.

카게로는 인형을 예인줄로 연결하였다. 선두는 소형 전동 모형을 두어 인형을 끌어당기게 하였다.

 

그럼 띄우자.”

 

바다에 띄웠다. ‘제카마시라고 적혀진 튜브에 인형이 실리고, 몇 개나 늘어서 있는 광경은 상당히 요상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내 설명대로 이동해줘. 으음, , 사츠키, 우시오가 선단의 좌측면. 나가츠키, 아라레, 아케보노가 좌측면이야.”

 

인형을 수상쩍게 바라보면서 구축함 소녀들이 이동하였다. 불만을 말한 아케보노도 기분이 나빠 보이긴 했지만 지령에 따랐다.

 

뭔가 연장포가 날 노려보고 있어......”

 

찝찝하다는 듯이 사츠키가 중얼거렸다.

 

신경 쓰지마. 인형이니까 의사는 없어.”

얼굴 같은 게 그려져 있잖아. 어딜 가도 지켜보고 있는 기분이 들어.”

 

몸을 떠는 사츠키.

 

너 괴담 같은 건 싫어하는 타입이야?”

......”

 

난처하네, 카게로는 그렇게 생각했지만, 문득 아이디어가 번뜩였다.

 

사츠키, 나랑 자리를 바꾸자.”

, 내가 선두에 서는 거야?”

호령은 내가 할 테니까. 무리해서 뛰어다니지 말아줘.”

~, 양현 최대 전속이 좋다구.”

 

입을 삐쭉거리는 사츠키에게 카게로는 귓가에 속삭였다.

 

연장포가 보고 잇으니까.”

 

카게로는 사츠키룰 향도함의 위치세우고 한 뒤, 그 뒤 예인선의 스위치를 넣었다.

모터 소리가 나며 배가 나아가기 시작했다. 인형이 끌려갔다.

 

애들아, 간격을 유지한 채로 사츠키의 뒤를 따라가줘.”

 

카게로의 말이 신호가 된 것처럼 사츠키가 전진하였다.

전원, 느릿한 속도였지만 인형과 함께 항행을 하였다.

선열을 유지하는 것은 의외로 기술이 요구된다. 전방만을 보면 그만인 것도 아니고, 옆과 간격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선단 호위를 위해, 적 습격도 경계를 해야만 한다.

예인선이 덜그럭거리기 시작했다 카게로는 외쳤다.

 

갈지자 운동을 하자!”

 

예인선이 자동적으로 우측으로 방향을 틀었다. 인형도 예인선에 이끌려 오른쪽으로 회두. 카게로도 그와 마찬가지로 방향을 틀었다.

그후 좀 지나 왼쪽으로 방향 전환. 주의를 하면서 따라갔다.

갈지자 운동이란 즉, 지그재그로 움직이는 것을 말한다. 갈지자() 처럼 오른쪽, 왼쪽으로 움직임으로서 적의 공격을 피하는 것이다. 항공기 상대로 유효한 함대 운동이지만 매복을 경계하는 선단에도 많이 쓰이는 움직임이다.

예인선의 타이머가 움직이며, 더 크게 방향을 전환했다.

 

선열을 흐트러지지 않고......잘 하잖아 사츠키. 성급한 점이 전혀 안 보여.”

 

선두를 나아가고 있는 사츠키는, 너무 빠르지도 않고 너무 느리지도 않은 채, 인형과의 간격을 유지한 채 나아가고 있었다.

그녀는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오로지 옆을 신경쓰고 잇었다.

 

뭔가 날 지켜보고 있는 기분이 들어......”

혼자서 달려나가면 분명 유령이 돼서 나타날거야.”

 

사츠키는 히에엣,” 비명을 지르며, 오히려 더 신중해졌다.

카게로는 입을 닫은 채 웃었다. 자기가 주의를 줘도 고치지 않는다면, 인형에게 맡기는 것이다. 물론 인형 자체에 감시하는 기능은 없지만, 사츠키가 착각을 하고 있다면 문제없다.

 

좋아, 사츠키. 그럼 좀 더 크게 움직이자. 우현 전환.”

 

오른쪽으로 꺾인다.

 

좌현......꺄얏!?

 

. 카게로는 우시오랑 부딪혔다.

 

정말, 선열을 무너트리지마.”

, 죄송해요. 움직임이 갑작스러워서......”

갈지자야. 잘 해야지

저기......괜찮나요?”

 

우시오가 쭈뼛거리면서 말을 꺼냈기에, “괜찮아.”라고 대답했다.

그녀는 혀로 입술을 적시면서 말하였다.

 

으음, 선단 호위를 할 때에는 급하게 방향을 전한하면 안 돼요. 각도를 조금씩, 몇 번에 걸쳐서 변경을 해서 크게 진로 변경을 하는 것이에요.”

 

손짓을 하며 우시오가 설명했다. 지적받은 카게로는 화가 나지 않았다. 오히려 의외로움을 느꼈다.

 

잘 알고 있구나.”

카게로씨의 배치는 선단 대형 및 함선 소녀 재위 위치에 관한 이론을 따르신 것이죠. 그렇지만 그거, 갱신되었어요. 심해서함을 상대로 할 때에는, 선단의 측면만이 아니라 정면에도 호위를 배치하는 편이 좋다고 하고 있어요. 정면에서 공격을 하는 케이스가 꽤 많아서......”

잘 아네. 경험 있어?”

 

깜짝 놀라며 우시오는 손으로 입을 막았다.

 

“......, 조금은......”

흐응. 경험자가 있다면 안심했어. , 방금 전에 책을 읽고 온 참이거든.”

 

카게로는 핫핫핫, 웃었다.

 

그 밖에 주의할 점은 있어?”

함선 소녀가 서로 너무 신경을 쓰면, 역시 선열이 흐트러지는 일이 있어요. 일정 라인에서 확실히 구분을 짓지 않으면, 저런 식으로......”

 

우시오는 힐끔 옆을 보았다.

거기선 나가츠키와 아라레가, 서로 껴안듯이 항행을 하고 있었다.

 

아라레, 선단보다도 널 지키겠다.”

“..................”

 

그 둘의 뒤를, 아주 바보로 보는 듯한 눈매를 한 아케보노가 나아가고 있었다.

카게로는 서둘러 말을 걸었다.

 

나가츠키, 아라레! 갈지자 운동중이잖아! 멍하니 있다간 부딪힌다고.”

 

그 말대로 나가츠키랑 아라레는 인형 속으로 돌입하려고 하였다. 카게로는 서둘러 반대 측으로 이동하려고 하였다.

 

카게로씨, 허둥거리면 예인줄에 발이 걸려버려요.”

우와아앗!”

 

우시오의 말에, 폴짝거리는 카게로. 말없이 지켜보고 있던 아케보노의 얼굴이 또 다시 경멸을 한 표정으로 물들었다.

카게로는 몸을 요동쳤다.

 

넘어진다!”

카게로씨!”

 

그런 와중, 사츠키는 진땀을 흘리면서 연장포가 지켜보고 있는 와중 갈지자 운동을 반복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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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게로의 함대 명령에 관한 역주를 쓰고 싶어도...

잘 안 나오네요. 위대한 구글 선생님에게 한 시간 정도 부탁했지만, 자세한 설명이 된 문서는 찾기 힘들더라구요.

하다가... 소설에서도 대략 설명을 하니 문제가 없을 거라고 믿고 그냥 포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