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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코레/소설

함대콜렉션 -칸코레- 카게로, 발묘합니다! 1권 제4장 수(水)

며칠 뒤. 늘 모이던 부두.

 

어제까지는 지독한 꼴을 당했지만 오늘은 좀 더 기합을 넣어서 갈 거야.”

 

카게로는 정렬한 멤버들에게 말했다.

모두가 다 그다지 진지하게 듣고 있는 것처럼 보이진 않았다. 텐션이 낮았다.

하지만 카게로는 주눅 들진 않았다.

 

어차피 시시한 훈련이라고 생각하고 있겠지. 그렇지만 그런 거 아니거든. 오늘은 포뢰격전 훈련을 할 거야!”

 

몇 명이 놀랐다는 듯이 목소리를 내었다.

전함이나 순양함과 비교해서 구축함 포격은 아무리 좋게 봐도 뒤떨어지지만 그렇다고 해서 대충할 수 없었다. 놓칠 뻔한 심해서함을 구축함의 최후의 일격으로 격침시킨 케이스는 의외로 많이 존재한다.

큰 위력은 없지만 12.7cm포는 장식이 아닌 것이다. 그러니까 카게로는 포격력도 단련시키기로 하였다.

군수부에 사정사정해서 심해서함 모형을 빌려왔다. 담당관은 요즘 소비가 심하니까 소비를 줄이라는 소릴 듣고 있어.” 그런 불만을 토로했지만, “연장포 인형을 과녁으로 하면 시마카제가 울어요.” 라고 말하며 구워삶았다.

심해서함의 모형을 잡아당기고, 모형을 포격해서 훈련한다. 구레에서도 곧잘 했다.

 

그런고로 실탄을 쓸 거야.”

 

그 말을 들은 멤버들은 모두가 하나같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위험하지 않나요......?”

 

그렇게 말하는 우시오.

 

그야 위험하기야 하겠지만, 다들 원정 경험은 있잖아. 그 때 실탄을 들고 가잖아.”

그건............”

 

구축함 소녀는 누구든 한 번은 원정에 출격한다. 당연히 심해서함과 조우할 것을 상정하여 실탄을 장비하고 출격을 하니 실전경험이 전무한 일은 없다. 다만 본격적인 해전에 참가하는 기회는 적으니 적을 향해 쏜 적도 없었다. 아타고가 특별 연습을 말한 것도 그런 경험이 부족한 것을 우려한 것일 것이다.

 

실전과 똑같이 하는 편이 실력이 늘거든.”

 

그렇게 말하는 카게로. 실탄을 쓰는 편이 긴장감은 한층 더 올라가며 집중력도 늘어난다. 특별 연습이 실시될 때까지 경험을 쌓기엔 이편이 좋다고 생각했다.

우시오는 아직도 불안해보였다.

 

허가는 받았나요......?

받았어. 괜찮아.”

 

카게로는 가슴을 두들겼다.

 

구레에서도 했었어. 나한테 맡겨주면 안심할 수 있다고. 실탄 훈련따윈 별거 없데도. 해보면 별거 아니라고 생각할 거야.”

어머나, 자신만만하구나.”

 

카게로는 히욧!” 그런 묘한 소리를 내며 뒤를 돌아보았다.

그곳에는 아타고가 있었다.

 

또 저희들을 견학하시나요?”

실탄 사용 신청서를 냈지? 중순양함 이상이 보지 않으면 안 되거든. 그러니까 내가 왔어.”

비서함이란 혹시 한가한가요......?”

제독은 타츠타씨의 가슴을 만지려고 하다가 정좌를 받고 있거든, 괜찮아~. 게다가 말이야, 다른 사람들도 데리고 와버렸어.”

 

그녀는 자신의 오른쪽 옆을 가리켰다. 그에 딸려서 고개를 움직인 카게로는 무심코 그 자리에서 뛰어올랐다. 무녀풍 옷을 입은 여성이 있었다. 그것도 네 명. 거대한 포탑을 짊어진 그 모습은 틀림없이 전함이다. 그것도 콘고형 4자매였다.

가장 앞에 있던 여성이 손을 흔들었다.

 



 

“Hi~, 편하게 구경을 할GE.”

 

이 특징적인 말투를 하고 있는 것은 콘고이다.

 

언니 앞에서 추태를 부리지 않도록 해줘.”

 

언제나 한결같은, 자신의 언니에 주의가 가있는 것은 히에.

 

독단행동을 하다가 다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주의를 준 것은 하루나.

 

좋은 훈련을 기대하고 있을게.”

 

은근슬쩍, 그리고 가장 압박을 주는 것은 키리시마였다.

명성이 자자한 고속전함이 즐비하게 늘어섰다. 카게로는 순식간에 정식이 아득해졌다.

전함이라고 하면 대 심해서함전의 주력 중 주력이며 인류를 지키는 바다의 여신이다. 그 장갑은 아군에게 끝없는 안심감을 주며 거포는 적에게 공포심을 준다. 항모와 나란히 진수부에 빠질 수 없는 사람들인 것이다.

물론 카게로는 지금까지 몇 번이나 전함과 만난 적이 있다. 지나칠 땐 경례를 하고, 심해서함과 벌인 전투에 대해 이야길 해달라고 조른 적도 있다. 하지만 훈련을 견학받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이 상황에 카게로는 불만을 말했다.

 

왜 저런 언니들이......!”

 

아타고는 자기 볼에 손가락을 대었다.

 

~, 같이 보자고 말해서?”

구축함 훈련을 봐도 재미없어요!”

그렇지 않아. 다들, 구축함 애들은 어떻게 싸우는지 흥미진진하다고.”

 

그렇지만 우리들은 12.7cm포 밖에 없다고요, 카게로는 그렇게 생각했다. 41cm35.6cm 같은 말 그대로 대포를 장비하고 있는 전함과 달리 구축함의 장비는 주포인지 고각포인지 구분이 안 가는 크기를 하고 있다. 자기혐오에 빠질 필요는 없지만, 아무리 봐도 뒤떨어져 보이는 것이다.

하지만 아타고는 그런 것은 전혀 신경 쓰지 않은 채 힘내~!” 라고 말을 하며 손을 흔들고 있었다.

암울한 기분이 엄습하고 있는 카게로였지만, 고개를 흔들었다. 오히려 호기라고 봐야지. 여기서 전함 언니들에게 인상을 주어, 단번에 요코스카에서 지명도를 상승하는 것이다. 콘고형의 입을 통해 진수부 내에 소문이 퍼지면 다른 구축대를 놀라게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무엇보다 구축함에는 전함의 주포에도 뒤떨어지지 않는 일결필살의 무기가 있는 것이다.

 

조조조좋아, 애들아. 전함 언니들 앞에서 추태를 보일 순 없어. 그렇지만 허허허, 허둥댈 필요는 없으니까, 차분하게 가자.”

카게로가 가장 허둥거리고 있지 않나.”

 

핵심을 찌른 나가츠키의 말을 시끄러워.” 라고 대답하며 무마했다. 잽싸게 실탄 사격 훈련 준비를 했다.

 

이건 내가 잡아당길게.”

 

카게로는 심해서함 모형을 가리키며 말했다.

 

내가 신호를 하면 쏴줘. 내 순서가 되면 누가 나랑 교대해줘.”

그럼 우선 내가 하지.”

 

나가츠키가 나섰다. 카게로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내가 연안에 나갈 테니까......”

그게 아니라, 내가 표적함을 견인하지.”

어 나가츠키가 할거야?”

.”

 

그녀는 예인줄을 쥐고 있었다.

 

이런 건 나한테 맡겨주면 된다.”

그야 난 좋지만.”

맘껏 하도록.”

 

카게로가 뭐라고 말을 하기 전에 나가츠키는 부두에서 내려와 나가고 말았다.

매끄러운 행동이라고 할까 잽싼 행동에 카게로는 살짝 어깨를 으쓱거렸다. 정신을 다잡고, 남은 멤버들에게 말했다.

 

그럼 우선 나부터 할게.”

 

바다에 내려섰다. 연안 쪽에서 나가츠키가 표적함을 끌어당기고 있는 것이 보였다.

예인하고 있는 나가츠키와 표적의 사이는 안전을 위해 충분히 거리를 벌리고 있었다. 카게로는 조준을 하였다. 거리를 측정하고 방위를 맞추었다.

 

정면포격. 목표, 적 심해서함. 포격 개시!”

 

어깨죽지에 장비한 12.7cm 연장포가 불을 뿜었다. 표적 직전에 물기둥이 일어났다. 살짝 포사각을 올린 뒤 다시 포격.

 

발사~!”

 

이번에는 표적의 뒤쪽에 물기둥이 올라왔다.

 

목표 협차(夾叉)!”

 

다소 자랑스럽게 보고. 지켜보고 있던 콘고형 함선 소녀들로부터 감탄성이 나왔다.

협차란 목표를 포격으로 앞뒤로 끼워넣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남은 건 앞과 뒤의 사이에 함포의 각도를 맞추면 되는 것이니 명중시킬 가능성은 상당히 높아진다.

카게로는 사격을 계속 하였고, 얼마 되지 않는 사이에 명중탄을 내었다.

소정의 탄수를 전부 소모한 뒤, 부두로 돌아왔다. 나가츠키도 표적함을 견인하면서 돌아왔다.

심해서함의 모형은 반 정도 찢겨나갔다.

 

그럭저럭이네.”

 

스스로 확인한 카게로는 우선 만족했다. 곁눈으로 아타고 일행을 확인하면, 변함없이 생글거리고 있었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그럼 다음 사람이 하자. 눈에 튈 찬스야!”

 

고무를 하듯이 말했다. 사츠키가 앞으로 나섰다.

 

나의 포뢰격전, 시작할게!”

 

위세좋은 말과 함께 12.7cm 포탄이 날아갔다.

사츠키는 기운차게 포격을 계속하였다. 심해서함 모형의 주위에는 물줄기 투성이가 되었다. 보기에 따라선 망가진 부수였다.

카게로가 무언가를 말하기 전에 탄이 다 떨어져서 포격이 끝났다.

모형이 회수되었다. 카게로는 착탄을 확인했다.

 

착탄이......하나?”

 

카게로는 눈을 의심하였다.

 

, 사츠키! 하나 말곤 전부 빗나갔잖아!”

 

그 말을 들은 사람은 오히려 좋은 의미로 놀라고 있었다.

 

우와~, 맞았구나. 나도 실력이 좋아졌는걸.”

뭐야 그게!?”

전에는 요만큼도 명중하질 않았어. 한 발이라도 맞다니 내가 한 거지만 굉장한데. 카게로가 와준 덕분일까?”

전탄 다 쏴버렸잖아. 반격을 받으면 끝장이라고. 좀 더 잔탄수에 주의해.”

 

그 뒤 그녀는 콘고 일행을 돌아보고 애써 웃음을 지었다.

 

으음~ 지금은 건 소소한 여흥이에요. 앞으로 좀 더 잘하는 애가 나오니까요.”

 

다음은 우시오였다.

 

......힘낼게요.”

 

포격 개시. 소심한 성격이 그대로 나타난, 소심한 포탄이 날아갔다. 기분 탓인가, 물기둥마저 작았다.

포격 종료. 모형을 확인한 카게로는 미묘한 표정을 지었다.

콕 집어 특필할 사랑은 없다. 양호하지는 않지만 나쁘지도 않다. 아아, 포격을 했구나, 그런 수준이었다.

 

. 나쁘지는 않.....?”

죄송해요......”

 

위축되는 우시오.

 

아냐 아냐, 아직 잘 할 수 있데도. 그럼 다음은 아케보노가 해줘.”

 

아케보노는 눈을 부라리고는, 말없이 포격을 시작했다.

 

몇 번의 포격으로 협차를 하였다. 머지않아 명중탄을 얻었다.

카게로는 감탄하였다. 군더더기가 없었다. 초탄 포격부터 계산하여 수정도 훌륭했다. 사츠키처럼 포탄을 전부 소모하는 일도 없었다.

견인된 모형을 확인하면 치명탄을 확실히 내고 있었다.

 

제법인 걸.”

구축함이니까 당연하잖아. 너 네가 빗맞힐 거라고 생각했어?”

 

생각하지 않았지만 이런 성격 나쁜 함선 소녀가 함대 운동도 포격도 고레벨이라니, 역시 카게로에겐 의외로웠다.

콘고 일행들도 감탄을 했나 싶어서 뒤를 확인하면 네 명 모두 모래사장에 앉아있었고, 콘고는 티컵을 손에 들고 있었다.

 

“......놀라줬을까?......”

다음 차례를 보면 조금은 놀라지 않을까?”

 

시시하다는 듯이 아케보노가 말하였고, 카게로는 허둥거리며 앞을 보았다

다음 차례는 아라레였다.

그녀는 무뚝뚝한 성격이라서, 말없이 포격위치에 서있었다. 목표 심해서함 모형에 힐끔 시선을 주었다.

 

포격 개시합니다......”

 

12.7cm포탄이 뿜어져 나왔다. 호선을 그리며 목표에 도달했다.

물기둥이 아니라, 불꽃이 피어올랐다.

실탄 사격이지만 작약의 양은 줄여놓았다. 다만 명중을 했을 때 알기 쉽도록 마그네슘이 다량 첨가되었다.

지금 나타난 건 그 화염이다. 즉 심해서함 모형에 명중한 것이다.

 

초탄 명중......!”

 

카게로의 고개가 하늘을 향했다.

포탄의 명중률은 통상 10% 이하이다. 초탄은 시사를 거듭해서, 적과의 거리를 재면서 전력 사격에 이행하는 것이다. 실전이 되면 적과 아군은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명중률은 더더욱 저하한다.

지금은 훈련 사격이지만 그래도 바람이나 습도의 영향을 받는다. 그것을 가미하고 계산하여 초탄을 명중시키는 것은 비범한 일이다.

우연이라고 생각했지만 다른 표적에도 초탄으로 명중시켰다.

포격이 끝나고, 모형이 돌아왔다. 확인할 필요가 없을 정도였다.

이것에는 콘고 일행들도 놀란 듯, 표적을 응시하고 있었다. 아타고만은 생글거리는 표정이다.

당사자인 아라레는 평소랑 전혀 다를 것 없는 표정이었다.

카게로는 무심코 그녀의 어깨를 두들겼다.

 

굉장하다! 너 그렇게 잘 했었나? 구레에 있었을 때보다 실력이 는 거 아냐?”

“............”

이거라면, 다들 놀랄 거야. 진수부의 영웅이 될 수 있다고.”

“............”

 

기뻐하고 있는 것인지 아닌 것인지, 표정으로는 읽을 수 없었다.

아라레는 어쨌든 카게로는 들떴다. 이거라면 아타고나 고속전함 언니분들도 충분한 인상을 줄 수있다. 진수부 안에 소문이 퍼지고, 14구축대 무섭도다, 그런 평가를 얻을 것이다.

 

잘 될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

 

찬물을 끼얹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은 아케보노. 카게로는 다소 울컥하면서 반박했다.

 

다소는 놀랄 거라고 말한 건 너잖아.”

다음은 이것보다 더 깜짝 놀랄 지도 몰라.”

다음? 다음은.......”

 

카게로는 서둘러 모형을 해안에 정렬시키고 있는 함선 소녀에게 말했다.

 

미안해, 나가츠키 차례였지.”

 

정리 준비를 하고 있던 나가츠키는 어째서인지 주눅이 늘었다.

 

아니......나는 됐다.”

~, 예인역을 맡긴 걸 잊어서 화내고 있구나. 미안해, 내가 대신할게, 기분 풀어.”

 

카게로는 합장을 하며 고개를 숙였다. 나가츠키는 고개를 저었다.

 

정말로 난 됐어. 신경쓰지마.”

나가츠키의 포격훈련도 제대로 할 테니까. 다음부턴 가장 먼저 해줘. 그러니까, 지금은 참아줘.”

 

억지로 예인줄 빼앗았다. 가볍게 잡아당기고, 심해서함 모형이 이어져 있는 것을 확인했다.

 

그럼 내가 잡아당길 테니까. 신호를 하면 포격해.”

 

아직도 뭔가 말을 하고 싶어 보이는 나가츠키를 남기고, 카게로는 연안으로 나갔다.

충분히 떨어지고 난 뒤 손을 흔들었다.

 

좋아, 포격해!”

 

머지않아서.

포격음이 울려퍼졌다. 포탄이 날아오고 착탄하였다. 물기둥이 치솟아올랐다.

카게로의 옆에.

 

꺄아앗!!!”

 

그녀는 비명을 참지 못하여 소릴 질렀다. 머리부터 바닷물을 뒤집어 쓴 건 물론이거니와, 폭발의 진동이 배까지 울려퍼졌다. 방심을 한 점도 있어 자칫하면 아침 식사를 그대로 게워낼 뻔 했다.

 

뭐야!?”

 

이어서 2, 3. 이번에는 표적보다도 아득히 멀리서 포탄이 떨어졌다. 그 다음은 훨씬 앞. 그리고 또 다시 카게로의 근처에서 착탄하였다.

충격으로 뒤집어질 뻔하였다. 구축함의 포라도 맞으면 상당한 피해를 입고 만다.

 

스톱스톱! 그만해! 중지중지!!!”

 

양손을 휘두르는 것이 보이고 있는지 어떤지는 모른다. 나가츠키의 포탄은, 표적이랑 상관이 없는 곳에만 떨어지고 있었다.

카게로는 차마 견딜 수 없어 심해서함의 모형을 방치하고 부두까지 돌아왔다. 물에 푹 젖은 채로 눈에 핏줄을 세운 채 노호성을 질렀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 죽는 가 싶었어! 내가 그렇게 미워!?”

 

대답은 없었다. 카게로는 계속해서 소리쳤다.

 

그야 나는 너희들에게 주의를 주고, 훈련을 강요하고, 후덥지근한 녀석일지도 몰라! 그렇다고 해서 죽이려고 하다니......!

 

역시 아무런 답변이 없었다.

김이 빠져 카게로는 정면을 보았다. 나가츠키는 시퍼런 안색을 한 채 망연히 서있었다.

 

............미안하다......”

미안하다면 말이야.”

정말로......미안하다......고의가 아니었어......”

 

안색을 파리하게 한 채 몸을 덜덜 떨고 있었다. 평소의 모습과의 차이에 카게로는 분노도 잊은 채 당혹해했다.

 

“......왜 그래?”

이게 실력이란 거야.”

 

냉담한 목소리는 아케보노였다. 그녀는 하찮다는 듯한 표정을 한 채 팔짱을 끼고 있었다.

 

이 애, 포격이 엄청 서툴러. 늘 잘난 척을 하고 있지만, 전투능력은 구축함 중에서도 가장 밑바닥, 뭘 해도 명중이 안 돼. 아라레를 지킨다고 말을 하고 있지만 사실은 자기가 아라레의 비호를 받고 있는 거야.”

“............”

 

나가츠키는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평소의 격식을 차린 행동거지는 그 모습을 감추었다. 말 그대로 풀이 푹 죽은 상태였다.

아케보노는 카게로를 향해 돌아섰다.

 

알겠지? 이렇게 덜떨어진 애가 있어선 전함들도 기가 막힐 거야.”

 

카게로는 아타고 일행을 보았다.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내용까지는 알 수 없었다. 아군을 향해 포격을 했으니 상담을 하고 있는 것일까? 원래라면 바로 훈련 중지를 할 건수이다.

무심코 하늘을 올려다보는 카게로.

 

우우......이래선 계획이......”

미안하다.”

 

나가츠키는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미안해.”

 

그녀는 그대로 뛰쳐나갔다. 부두에서 바다로 들어가고, 사루시마 방향으로 모습을 지웠다.

 

...... 우시오, 뒷일 부탁할 수 있니?”

, !?”

나 쫓아갈게!”

 

허둥거리는 우시오의 대답을 듣지 않은 채 카게로도 바다를 향해 발을 디뎠다.

 

사루시마는 요코스카 연안 부근에 떠있는 무인도이다. 주민이 없을 뿐이지 바비큐 광장이나 해수욕장은 있다. 다만 그것도 여름 시즌에 한정되어 있고, 그 외에는 거의 폐쇄 상태이다.

카게로는 나가츠키의 모습을 찾으면서 해안에 상륙했다.

정신적으로 쇼크를 받은 함선소녀가 나오는 것은 그렇게 드문 일은 아니다. 심해서함과 벌이는 전투는 정신도 소모하기 때문에 각 진수부에는 카운슬러의 상주가 의무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 카운슬러에 상담을 하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는 함선 소녀도 있다. 자존심이 높으면 높을수록 그런 경향이 있다고 한다. 그녀들은 남몰래 울고, 고민하고, 고뇌한다. 그리고 사람이 없는 곳을 선호한다. 사루시마는 절호의 장소이기도 하였다.

 

“......, 있다.”

 

해안 구석에 웅크려 앉아있는 함선 소녀의 모습을 확인하였다. 카게로는 천천히 다가갔다.

나가츠키는 무릎을 껴안은 채 얼굴을 묻고 있었다.

아무런 말도 않고 카게로는 옆에 앉았다.

한동안 둘은 그렇게 있었다.

 

“......카게로인가......”

 

나가츠키가 중얼거리며 말을 흘렸다.

 

.”

지금의 날, 어떻게 생각하지......?”

별 생각 안 해. 나가츠키는 나가츠키니까.”

“............”

 

나가츠키는 고개를 들어올렸다. 정면에는 바다가 있다.

 

“......아케보노가 말한 건, 사실이야......”

?”

무츠키형은 밸런스가 나빠. 포탑과 주기의 상태가 영 안 좋아서, 구축함 소녀로선 난점이 있어. 나는 특히......”

그런 걸까.”

사실이다. 나는 줄곧, 나 자신이 덜떨어진 점을 고민하고 있었어...... 장갑도 어딘가 어리고 말이야.”

 

함선 소녀에게 있어 장갑이랑 입고 있는 옷과 거의 동의이다. 척 봐선 세일러복으로만 보이지만 심해서함의 공격으로부터 몸을 지키는 중요한 장비품이었다.

함선 소녀의 타입에 따라선 옷의 디자인은 달라진다. 이것은 함선 소녀의 적성시험에 의해 할당되어지니, 다른 사람을 옷을 입어도 의미가 없다. 만에 하나 다른 옷을 입어도, 그 순간 장갑이 아니라 단순한 옷으로 전락해버리고 마는 것이다.
무츠키형은 무장을 장착하기 위한 옷을 개량하였고 그 결과 밸런스가 무너진 것은 잘 알려져 있었다.

 

사츠키도 마찬가지이다. 그 녀석은 늘 웨이트 트레이닝은 하지? 조금이라도 체력을 길러서 몸을 튼튼하게 하려고 하는 심리가 나타난 거야......”

 

그랬었구나, 카게로는 생각했다. 뭐지 이 웨이트 트레이닝 중독 환자는? 그렇게 생각했지만 그 의미는 분명히 있었던 것이었다.

 

그 녀석은 훌륭해. 그렇지만 난 그렇지 않아. 어떻게 극복을 하려고 자기 자신을 타이르고 이런 말투도 하게 되었다. 다른 사람을 지키는 것이 자신의 책무라고 믿으려고 했다. 그렇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아. 약하니까, 누군가와 같이 있는 것으로서 안심을 하고 싶었어. 아라레는 포격을 잘하잖아? 그러니까 가까이 있고 싶었어......”

“............”

아라레는 보다시피 거부를 안 하는 성격이니까 줄곧 아라레에게 기대었다. 그렇지만 카게로가 왔을 때 나는 겁을 먹고 말았다. 나보다 먼저 아라레를 알고 있는 사람이 오면 나와 아라레의 사이는 끝나는 게 아닐까하고. 우스운 이야기로군, 멋대로 의존을 했을 뿐인데......”

 

나가츠키는 바다에서 카게로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이봐, 카게로.”

?”

나를, 14구축대에서 제외할 것인가?”

 

카게로는 눈을 껌뻑거렸다. 대답이 없는 것을 알고, 나가츠키는 천천히 고개를 파묻었다.

 

당연하지. 이런 밸런스가 나쁘고 포격도 서투르고, 동료에게 의존만 하는 구축함은 짐이니까. 해체를 해서 고철더미로 만드는 편이 훨씬 잘 어울려.”

잠깐만, 잠깐만 기다려봐.”

 

카게로는 당황하며 말에 끼어들었다.

 

그런 짓 안 해. 나가츠키도 소중한 동료야.”

 

멍하니 있는 나가츠키.

 

“......정말인가?”

물론이지. 나도 처음에는 포격을 못 했는걸. 18구축대에서 최하위. 연습을 해서 겨우 남들 하는 만큼 됐어. 그러니까 나가츠키도, 분명 실력이 늘 거야.”

내가......포격을 잘하게 되는 것인가?”

. 분명 머지않아 나가츠키의 포격에 다들 도움을 받을 때가 올 거야. 내가 보증할게.”

 

카게로는 가슴을 두들겼다.

나가츠키는 말이 없었다. 시선을 내리고 있었고, 또 다시 카게로에게서 시선을 때었다.

 

그런가......”

 

그런 말을 중얼거리고. 카게로는 그녀에게 손을 뻗었다.

 

, 돌아가자.”

“......먼저 돌아가줘.”

 

또 다시 얼굴을 묻는 나가츠키.

카게로는 강요를 하지 않았다. “기다리고 있을게.” 그 말만을 하고, 모래사장에서 직접 바다로 들어가고 진수부로 향해 나아갔다.

 

카게로는 훈련을 하고 있었던 부두로 돌아갔다. 14구축대 전원이 있었지만, 그 외에는 아타고밖에 없었다.

 

저기......콘고씨들은......”

출격하러 나갔어. 남서제도 부근에 심해서함이 나왔어. 소탕을 해두지 않으면 물자운송선단이 피해를 받아버리거든.”

아타고씨는......”

나는 너희들의 훈련을 보는 게 일이야.”

 

생긋, 웃었다.

이것은 실패를 기록해주겠다는 말로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카게로의 머리에는 콘고 일행이 없어진 것도, 포격 실력이 너무 안 좋아서 기가 막힌 게 아닐까란 나쁜 상상마저 머릿속에 떠올랐다.

구축함들이 있는 곳을 돌아와, 우시우에게 말을 걸었다.‘

 

어때? 잘 됐어?”

“......, 어떻게요......”

 

그렇게 말을 하면서도 얼굴에는 마음고생이 드러났다. 아케보노가 말하는 걸 듣지 않았구나라고, 카게로는 상상했다.

 

미안. 내가 다시 맡을게.”

 

그리고 손뼉을 두들기며 고무했다.

 

다음은 뇌격훈련을 하자!”

 

그 말에 아케보노를 포함한 함선 소녀들은 긴장을 안 할래야 안 할 수가 없었다.

뇌격은 구축함의 꽃이다. 날벌레 수준으로 경시되는 구축함도 어뢰전이 되면 늑대로 일변한다. 각각 탑재하고 있는 어뢰는 일격에 대형함을 장사지낼 수 있는 위력이 있다.

카게로는 허리에 손을 대고 말했다.

 

아무리 미스를 해도, 어뢰를 잘 쏜다면 전부 괜찮아. 우리들은 1위가 될 수 있어.”

특별 훈련은 선단 호위가 아니였어?”

 

그렇게 묻는 사츠키. 카게로는 곧장 대답했다.

 

심해서함이 습격을 하니, 어뢰훈련을 필수야. 준비할 테니까, 또 순서대로......어라?”

 

그녀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빌려왔을 터인 표적이 어디에도 안 보였다.

 

우시오, 벌써 군수부에서 반납한 거야?”

아뇨......포격훈련에서, 아라레씨가 전부 격침시켰어요. 초탄부터 명중을 시켜버려서, 거의 대부분이 치명탄이라서......”

 

잘 보면, 예인줄만 남아 부두 위에 놓여 있었다. 남은 건 전부 바다 밑바닥.

 

표적이 없으면 훈련을 못 하잖아.”

그렇긴 한데......다시 한 번 빌리러 가볼까요?”

 

하지만 비아냥을 들을 것 같다. 비아냥만이라면 그나마 낫고, 손실보고서랑 신청서를 한가득 작성하는 일도 있을 법하다.

 

어머나. 뭐하면 내가 표적함이 될 텐데?”

 

보고 있던 아타고가 그렇게 말했다.

카게로는 놀라며, 급히 손을 내저었다.

 

아뇨, 그런. 비서함에게 적역을 시키다니.”

괜찮아. 애들의 도움이 되게 해줘.”

 

말릴 틈도 없이 그녀는 해면에 받을 디뎠다. 미끄러지듯이 바다 위를 나아갔다. 가슴이 상하로 흔들렸다.

 

준비가 다 되면 말을 걸어줘~”

 

생글거리는 표정을 짓는 아타고를 보면서 카게로는 목소리를 죽였다.

 

어쩌지......”

그렇지만, 뇌격 훈련을 한다고 말한 건 카게로씨에요......”

 

우시오가 말했다.

 

실용 두부를 끼고 쏘지 않으면......”

오히려 쏘고 싶어.”

 

그렇게 말한 것은 사츠키.

 

저 흉부 장갑은 거슬려.”

 

왠지 모르게 증오를 담아서, 사츠키는 아타고를 보고 있었다. 아라레도 중얼거렸다.

 

가슴을 노리고 어뢰를 쏜다......참신해......”

한 발이라도 맞으면.”

무슨 이상한 상담을 하고 있는 건가요, 정말.”

 

허둥거리며 우시오가 끼어들었다. 그곳에 있던 전원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우시오는 몸을 흠칫거렸다.

 

......뭔가요......”

가진 자의 오만이군.”

 

사츠키의 말에, 우시오는 자신의 가슴을 손으로 덮었다. 카게로는 기가 막혀 말했다.

 

, 이상한 이야기는 그만해. 뇌격 훈련을 하기로 하자. 실용 두부는 빼.”

카게로도 실은 있는 편이지.”

그런 이야긴 하지마! , 하자!”

 

전원 바다로 나갔다.

 

한명씩 쏘는 훈련은 안 한다. 어뢰란 것은 포탄과 비교해 압도적으로 스피드가 느리다. 타겟이 된 쪽은 육안으로 회피가 가능하다. 이것을 막기 위해선 복수의 함이 단번에 투사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구축대 단위로 훈련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문제는 각각이 장착하고 있는 어뢰발사관의 위치이다.

허리나 팔에 어뢰발사관이 붙어있는 경우는 그나마 낫다. 몸을 좀 구부리거나 팔을 해면에 향하면 되기 때문이다. 3연장, 혹은 4연장 어뢰발사관에서 투사된 90식 어뢰는 말 그대로 물을 만난 물고기처럼 맹속도로 헤엄친다.

문제는 다리에 달려있을 경우이다. 이것은 어렵다. 발목이라면 간단하지만, 허벅지에 장착된 경우에는 물구나무서기 같은 꼴로 쏘는 꼴이 된다. 매뉴얼에는 어뢰를 발사할 경우, 발사관을 선회시킬 것.” 이라고 적혀있지만, 애초에 항행 중에 덜렁거리지 않도록 단단히 고정된 경우가 많은 것이다. 격전 중에 느긋하게 발사관 각도를 조정하고 있다간 심해서함에게 덥석 잡아먹히고 만다. , 함선 소녀쪽이 몸을 극단적으로 굽혀서 발사를 하게 되는 본말전도가 일어난다.

 

나는 그 어떤 케이스랑도 다르지만.”

 

카게로는 살며시 가슴을 폈다.

그녀의 어뢰발사관은 등에 장착을 하였는데, 자유롭게 움직이는 암에 연결되었다. 이것으로 인해 딱히 크게 자세제어를 하지 않아도, 편하게 발사를 할 수 있다.

우시오가 부럽게 보고 있다. 그녀는 발에 어뢰발사관이 장착되어 있었다.

 

, 쏠 때는 부끄러워요......”

 

발사구가 위로 향해있기 때문에 발사를 할 때에는 목표의 정면을 향해 극단적으로 발을 들어올려 해면에 어뢰를 쏘던가, 등을 돌려 똑같은 짓을 할 필요가 있다. 어느 쪽이든 치마속이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의 눈에 들어오게 된다.

 

미리 발사관을 전방에 고정하면 되잖아.”

그렇게 하면, 공기저항이 심해져서 항행 속도가 떨어져요...... 속도는 구축함의 무기니까요......”

 

우시오는 의기소침했다.

카게로는 신음을 뱉었다. 치마 내부를 드러내냐 드러내지 않냐는 함선 소녀에게 있어선 절실한 문제이다. 고액의 미사일이나 전투기가 할 수 없는 것을 할 수 있는 함선 소녀이지만 결국은 여자인 것이다. 실제 전투가 되면 그런 것은 신경 쓰지 않지만 나중에 돌이켜보고 얼굴을 붉히는 일이 있다.

참고로 카게로는 스패츠를 입고 있으며, 그런 점도 구축함으로서 개량이 엿보인다.

말없이 듣고 있던 아케보노가 여기서 처음 입을 열었다.

 

신경 쓰지 않으면 돼. 간단하지.”

그렇지만......”

나는 신경 안 써.”

 

그녀도 똑같은 아야나미형이다. 그런 부분의 구분은 상당하다고 카게로는 생각했다.

카게로는 잠시 생각하고 나서 말했다.

 

그럼, 발사를 할 때 허리를 낮추지 그래?”

?”

 

우시오의 의문에, 대략적으로 설명했다.

 

미리 발사어뢰관을 밑으로 향하면 그렇게 공기저항이 생기지 않잖아. 쏠 때 정좌를 하는 것처럼 다리를 굽히는 거야. 그렇게 하면 발사구가 앞으로 향하잖아. 지금까지 한 대로 발사구가 위라면, 정좌를 해서 뒤로 도는 거야.”

, 과연!”

 

우시오의 얼굴이 밝아졌다. 하지만, 금세 불안해 보이는 표정을 지었다.

 

정좌를 해서 쏘나요......뭔가 그......저편 부모님이랑 만나는 것 같아서, 심해서함에게 오해를 받을 것 같아요......”

저편은 뭔데.”

 

멀리서 멀었니~” 아타고의 지루해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카게로는 서둘러서 멤버를 재촉했다.

 

, 하자. 정렬해. 부채꼴로 정렬하는 거 잊지 마.”

 

어뢰는 부채꼴로 정렬해서 발사하는 경우가 많다. 목표가 회피를 해도 맞도록 하기 위해서다.

카게로는 아타고에게 할게요.” 라고 신호를 보냈다.

 

~, 목표, 중순양함 아타고. 방위 이상 무. 진로 이상 무. 어뢰심도 및 신관 자동 조정.”

 

늘어서서 전진했다. 아타고의 모습이 뚜렷하게 보이는 거리가 되었다.

 

어뢰 사출!”

 

슈웃, 압착공기 소리가 들렸다. 제각각 발사관에서 사출된 어뢰가 아타고를 향해 나아갔다.

카게로는 숨을 죽이고 지켜보았다.

머지않아 아타고가 팔로 크게 X자를 만들었다.

 

빗나갔어요~”

~”

 

카게로는 어깨를 축 내렸다. 어뢰의 명중률은 10% 정도 되면 상당한 수준이지만, 특별 훈련에서 상위를 노리기 위해선 좀 더 명중을 시키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전부 빗나간 것은 논할 가치도 없다.

 

타이밍이 엇갈렸나.”

역시 쏠 때의 자세가 다들 제각각이어선.”

 

그렇게 말한 건 사츠키이다.

14구축대는 형식이 제각각이라서 뇌격 자세가 일어서거나 앉아서거나 한 팔 한 다리를 올리는 등 정신이 없다. 이것이 동형함으로 뭉쳐져 있으면 포뢰격의 타이밍을 잡기 쉽고, 결과로서 전과도 올리기 쉬워진다.

 

그러니까 부끄러워 할 필요따윈 없다고.”

 

아케보노가 기가 막힌다는 어조로 말했다.

 

쏠 때 마다 정좌를 하는 것보다 다리를 들어 올리는 편이 빨라.”

“......그렇지만......”

 

우시오는 얼굴을 붉히고 있었다. 아케보노는 가차가 없었다.

 

자각이 모자라. 함선 소녀가 그런 걸 신경 써서 어쩌자는 거야. 심해서함한테 잡아먹히고 싶어? 너 전혀 바뀌지 않았구나. 그 때부터, 도움이 된 적이 한 번도 없어.”

, 그렇지만......나도, 제대로.....!”

 

눈물을 글썽거리며 반론을 하려고 하는 우시오. 카게로는 사이에 끼어들었다.

 

자자, 거기까지 해. 아케보노, 매번 트집을 잡지 말아 줄래.”

“.......”

 

아케보노는 하찮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아무리 아픈 꼴을 봐도, 고쳐지지 않은 것도 있다고.”

 

카게로는 그 말이 마음에 걸렸지만 추궁하지 않았다.

 

다시 한 번 더 하자. 차탄 장전.”

 

또 정렬하였다. 아타고에겐 또 할게요.” 라고 연락을 넣었다.

 

간다. 이번에는 좀 더 가까이 다가가서 쏠 거야.”

~, 야전도 아닌데?”

 

사츠기가 말했다. 카게로는 그녀의 말이 옳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그렇지만, 우리들은 실력이 부족하니까 가능한 한 다가가는 거야. 멀리 있는 것보다 가까이 있는 편이 잘 맞으니까.”

 

반대로 이쪽이 당해버린다는 반론은 봉인시켰다. 지당한 말이지만, 1위가 되기 위해선 그 정도는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양현 전진 제1전속!”

 

카게로의 호령과 함께 전원이 앞으로 나아갔다.

바닷바람이 안면을 두들겼다. 아타고의 모습을 포착해도 속도를 늦추지 않았다. 자세뿐만 아니라, 이목구비를 뚜렷하게 파악할 수 있을 때까지 접근했다.

 

“......사출!”

 

슈웃. 압착 공기의 방출음. 어뢰가 사출되자마자 곧장 회두를 하여 이탈하였다. 적의 반격을 상정한 행동이다.

충분히 떨어지고 나서 카게로를 돌아보았다.

아타고는 또 X자를 만들었다.

 

~......”

 

카게로는 머리를 감싸 쥐었다.

 

~, 또 빗나갔다.”

 

2회 연속 빗나가는 것은 상당히 부끄럽다. 실전에서 공격을 했지만 맞지 않는 것은 드물지 않지만 연습은 하려고 맘먹으면 맞출 수 있다. 그리고 실전은 연습보다도 더 어렵고, 과혹하다.

 

우시오는 제대로 쐈어.”

 

사츠기가 말했다.

 

주저앉아서 한 거라서 이상한 느낌이었지만.”

말하지 말아주세요. ......수치를 확실히 극복하려고 했어요.”

 

우시오가 볼을 붉히면서도 그렇게 대답했다.

아타고가 다가왔다.

 

그다지 성적이 좋지 않네.”

죄송해요...... 아타고씨가 보셔서 어떤가요? 발사 거리가 이상했나요?”

 

아타고는 볼에 손가락을 대었다.

 

~ 그건 특히 문제가 없다고 생각해. 쏠 때의 모습은, 그렇구나, 개성적이라서 괜찮지 않을까?”

 

배려를 해준 점을 보니 웃기게 보였던 걸 것이다. 왠지 모르게 우시오의 심정이 이해되었다.

 

그렇지만 중요한 어뢰가 몇 개 뒤늦게 사출됐어. 일제히 발사를 하지 않으면 명중률은 내려가.”

 

카게론느 고개를 돌아보았다.

 

누가, 뒤늦게 쏘기라도 했어?”

 

구축함 소녀들의 멤버들은 한동안 무언이었지만 머지않아 천천히 손이 들어올렸다.

 

“......아라레?”

 

아라레는 희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발사장치가......접촉 불량이라서......느려......”

설마, 첫 번째 뇌격 때에도?”

 

카게로의 질문에 아라레는 고개를 끄덕였다.

 

......”

그거, 미리 말해라고.”

말했어......”

 

아라레는 중얼거렸다.

 

분명 목소리가 작았던 걸 거야.”

 

아타고가 말했다.

아라레는 원래부터 목소리가 작은데다가, 필요한 말 이외에는 말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이것은 구레에서도 마찬가지였는데, 3초 이상 말하게 할 수 있냐 아니냐로 내기가 이루어진 적도 있었다.

육상에서 생활을 할 때에는 그걸 로도 상관없지만 바다 위에서라면 사정은 달라진다. 목소리를 크게 내는 것은 중요하다. 기본적로 함선 소녀끼리는 무선으로 통화를 하지만, 실전에선 포격음이 시끄러운 데다가, 심해서함이 포효를 하거나 으르렁거리기는 등 들리지 않는 경우가 많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 마이크를 향해 언성을 높이고 있었다.

너무 목소리를 높여서 말하기 탓에 빈발하는 고장에 백기를 든 제조업체는 감도를 낮춰서 납입하게 되었다. 그 탓에 목소리가 작으면 마이크가 그 소리를 포착하지 않는 것이다.

 

그렇게 포격을 잘하는데. , 아라레, 어뢰발사라고 말해봐.”

 

카게로의 말에, 아라레는 입을 열었다.

 

“......어뢰발사.”

다시 한 번.”

어뢰발사.”

 

카게로는 고개를 기울였다.

 

, 이렇게 하면, 작아도 잘 들리네.”

바다에 나가면 목소리를 확실히 내는 버릇을 들이는 편이 좋겠구나.”

 

아타고는 한동안 생각하였지만, 머지않아 살며시 손뼉을 두들겼다.

 

, 카게로. 언니의 부탁을 들어줄래?”

언니라니, 누구신가요?”

심술부리지 말고. 아라레는 내가 특훈 시킬 게.”

에엣, 비서함인데요?”

오늘만 특별히.”

 

아타고는 망연히 그 자리에 서있는 아라레를 잡아당겼다. 부두 너머, 모래사장이 이루어진 곳까지 데리고 갔다.

남겨진 카게로 일행은 4명이 되고 말았다.

 

이만 끝내는 걸로 하면 괜찮잖아.”

 

그렇게 말하는 아케보노. 카게로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아직 멀었어. 우리끼리 훈련을 해야지. 모처럼 아타고씨까지 협력을 해주시잖아.”

저 사람, 단순한 시간 때우기잖아.”

우리들은 방금 전 뇌격 훈련을 하자.”

 

적어도, 제각각인 사격 포즈라도 같은 타이밍에 쏠 수 있도록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방금 전에 사용한 어뢰는 회수했다. 어뢰는 고액 장비이기 때문에 훈련에 사용할 경우는 사정거리를 짧게 하여 가라앉지 않도록 하는 것이 기본이다.

 

“4명이지만, 할 만큼 하자. 그럼, 양현 전진 제1전속.”

 

한동안, 정렬해서 쏘고, 정렬해서 쏘기를 반복했다.

하는 사이에 익숙해져서, 제각각인 사격 폼이라도 그럴싸해졌다. 우시오고 부끄러워 할 상황이 아니라고 생각했는지 묵묵히 매진하고 있었다.

카게로는 오히려 아케보노가 같이 있는 쪽이 의외로웠다.

 

또 도중에 돌아간다는 말을 할 거라고 생각했어.”

너희들이 허접하니까, 나중에 떠올려서 웃음거리로 삼을 거야.”

 

확실히 아케보노는, 포격도, 뇌격도 수준이 높았다. 여기에 성격만 좋았다면 금상첨화인데라고 느끼는 일이 많았다.

카게로는 힐끔, 시간을 확인했다.

 

슬슬 그만할까.”

나가츠키랑 아라레는?”

 

그렇게 묻는 사츠키. 카게로는 주변을 둘러보면서.

 

나가츠키는 지금 돌아오고 있어. 아라레는......모습을 보고 올게.”

 

다른 애들을 먼저 돌려보낸 뒤, 카게로는 아타고가 향한 곳으로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

아타고와 아라레는, 모래 사장에 서서 무언가를 하고 있었다.

 

“?”

 

둘은 딱히 포격이나 어뢰발사 자세를 취하고 있지 않았다. 바다를 향한 채 서있을 뿐이었다. 의문부를 띄우면서 카게로는 다가갔다.

 

저기, 슬슬 훈련을 끝낼 텐데......뭘 하시고 계시나요?”

기운이 나는 주문이랍니다.”

 

아타고가 말했다.

 

주문요......?”

그럼 또 한 번 하자. 아라레는 내 옆에 서줘.”

 

그녀는 거부를 용납하지 않은 채 아라레를 옆에 세웠다.

 

, 크게 숨을 들이 키고.”

 

심호흡을 하는 것처럼 아타고는 숨을 들이마셨다. 아라레도 똑같은 행동을 하였다.

 

팡파카파앙~!”

 

기겁을 하는 카게로. 아라레도 무언. 아타고는 입을 삐죽거렸다.

 

, 제대로 외쳐주세요.”

“............”

평소부터 큰 목소리로 외치면 목소리가 작아서 지시를 잘못하는 경우도 없어져요. 중요한 것이에요.”

“............”

 

아라레는 납득을 했다기 보단, 뭐가 뭔지 영문을 모르겠다는 분위기였다.

아타고는 물론, 그런 것은 신경 쓰지 않는다. 바다를 향해 외치게 하였다.

 

자 다시 한 번, 팡파카파앙~!”

“..................”

팡파카파앙~!”

파카......”

 

한없이 쾌활한 아타고와 비교하여 아라레의 목소리는 점점 기어들어갔다.

카게로는 등 뒤를 보았다. 지나갔던 함선 소녀들이 수군거리며 이야길 나누고 있었다. “아타고씨한테 잡히고 만 것 같아.” “우와~, 힘들어 보이다.” 숨죽인 웃음소리를 내고 있었다.

평소에는 무표정인 아라레가 점점 고개를 숙였다. 목덜미 부근이 어렴풋하게 붉게 물들어 있었다.

카게로는 웃으면서 지나가는 함선 소녀들을 보고, 또 다시 아라레에게 시선을 돌렸다.

둘에게 다가갔다.

 

, 아라레.”

“......?”

 

아라레가 고개를 들었다. 카게로는 말했다.

 

같이 하자.”

어째서......카게로가......”

나도 목소리가 작다고 생각한 참이야.”

 

카게로는 아라레의 옆에 섰다. 덤으로 팔소매까지 걷어 올렸다.

 

기합을 넣자. 작은 목소리를 극복해야지.”

나도 시켜주길 바란다.”

 

갑자기 목소리가 들렸다.

그곳에는 나가츠키가 있었다. 사루시마에서 돌아온 참인지, 조금 숨결이 거칠다.

 

포격은 서툴러도, 목소리는 아라레에게 지고 싶지 않아. 그 점만이라도 아라레를 도와줄 수 있게 되고 싶어.”

 

그 말에, 카게로는 싱긋 미소를 지었다.

 

좋아, 셋이서 하면 부끄럽지 않아.”

 

아타고는 우후후, 웃음소릴 내었다.

 

이거라면 분명, 수평선까지 닿을 거야. , 바다 건너편의 함선 소녀에게 들릴 수 있을 정도로 외쳐 봐요. 팡파카파~!”

......팡파카............”

 

아라레의 목소리는 변함없이 작다. 카게로는 그녀를 고무하도록 목소리를 내었다.

 

팡파카파앙! 내 목소리에 겹치도록 말하면, 부끄럽지 않아.”

나도 질 수 없군. 팡파카파앙!‘

 

나가츠키도 외쳤다. 그에 딸리듯이 아라레도 말했다.

 

팡파카팡......”

팡파카파~!

팡파카파~!

 

이 훈련은, 태양이 수평선 아래로 저물 때까지 계속 되었다.

 

.

역시 기운이 쭉 빠진 카게로는 굴러가듯이 자습실로 들어갔다. 질질 의자를 잡아당겨 앉고, 책상에 엎어졌다.

훈련 앤드 팡파카팡을 한 탓에 몸의 피로만이 아니라 목까지 쉬었다. 특히 팡파카팡은 자기 발로 참가한 관계상 먼저 빠질 수도 없어서, 끝날 때까지 같이 하였다.

한동안 몸을 축 쳐지고 난 뒤, 의욕이란 이름의 도파민이 뇌 내에서 인사를 할 때까지 기다리고,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평평한 서랍장에서 편지지와 만년필을 꺼내 늘어놓았다.

통신수단이 되는 종이와 의사전달장치가 되는 필기구를 바라본 채 멍하니 있었다.

시라누이에게 편지를 쓸 셈이었다. 처음에는 착임하자마자 바로 쓸 셈이었지만 계속 미뤄지게 되었고, 머지않아 떠올릴 틈도 없어져서 지금에 이르렀다. 시라누이한테서 편지가 올 기미는 없지만 그녀는 그런 타입이니 신경을 써본들 어쩔 수 없다.

편지는 어쨌든, 여자애에게 만년필이랑 거창하다. 뭔가 함선 소녀인 자 모든 여성의 모범이 되어야 한다.“ 는 주장 하에 비품으로 배포된 것이다. 이전에는 훈련 과정에 1)습자(習字) 수업까지 있었다고 하니 놀라울 따름이다.

진수부에는 물론 고정전화가 있다. 그것만이 아니라 함선 소녀들은 휴대폰이나 스마트폰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쓸 기회가 적다. 사용이 제한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높으신 분들이 자신들이 모르는 곳에서 통신되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이다. 표면적으론 기밀정보가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한 조치라고 말하고 있지만, 함선 소녀들은 아버지가 딸의 전화내용을 알고 싶어하는 것과 마찬가지.” 라고 이해하고 있다.

그 탓에 외부와 연락하는 데에 있어서 가장 주된 수단은 편지가 된다. 이것도 사무적인 내용으로 끝마치는 것에서부터 단편 소설 급의 볼륨을 적는 사람까지 다양하며, 진수부에 하나 밖에 없는 우체통은 언제나 가득 차 있다.

카게로는 애인에게 러브레터를 보내는 것도, 비밀종교에 신앙을 고백하는 것도 아니고, 심해서함에게 출격정보를 유출시키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평범하게 쓸 셈이었다.

 

[1) 역주 : 습자란 글자를 정확하고 예쁘게 쓰는 연습을 말한다.]

 

친애하는 시라누이님......

 

그렇게 써놓고 나서 편지지를 찢고 뭉친 뒤 쓰레기통에 던졌다. 빗나갔기 때문에 주워서 제대로 안에 집어넣었다.

너무 딱딱하다고 느꼈다. 전 파트너이니, 좀 더 문자 메시지 같은 평범한 문장으로 좋을 터이다.

 

시라누잇찌~

 

편지지를 구겼다. 뭐가 시라누잇찌라는 거지? 이런 말투를 한 적도 없다.

 

배계. 가을 하늘도 맑사옵니다. 어떻게 지내시고 계시온지요......

 

또 딱딱해졌다. 이것도 구겨서 버렸다.

 

~~. 안뇽~

 

영문을 모르겠다. 버렸다.

그 뒤로도 카게로는, 다양한 문장을 고안하고 찢어서 버리기를 계속하였다. 그 중에는 어느 출판사의 편집자가 보면 그 독창성을 격찬할 법한 문장도 있었지만, 마찬가지로 쓰레기통의 주민이 되었다.

훈련 때 쌓인 정신적 피로 덕분에, 아무래도 머리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몇 시간이나 팡파카팡이라고 외친 탓에 머리속이 파칭코 가게 개점기념 세일같은 분위기가 되어 있었다. 목도 쉬어서 바싹 말라붙었다.

산양의 먹이를 잔뜩 늘린 후, 결국 편지는 편한 말투로 정착되었다.

 

구레는 어때? 여긴

 

한동안 망설인 뒤 썼다.

 

여긴 최악이야.

 

부정적인 문체가 됐지만 상관할 쏘냐, 그녀는 그리 생각했다.

 

구축대는 성적이 최하위. 비서함은 괴짜고 제독도 위험해. 바닷바람도 뭔가 기분 나빠. 절대로 바람에 중유가 섞여있어.

 

너무 많이 썼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오히려 가면 갈수록 악담이 샘솟았다.

 

아라레도 나쁜 영향을 받아서 전보다 무뚝뚝해졌어. 여기는 정말로 진수부인지 무척 의심스러워. 나만 손해를 봐서 울고 싶어져. 언제나 시라누이만 생각하고 있어. 또 다시 같은 구축대가 되고 싶어.

 

그만 열이 올라가버려, 카게로는 등 뒤에 사람이 있는 것도 눈치 채지 못 했다.

 

카게로.”

와앗, , 뭐야?”

 

앉은 채로 돌아보았다. 뒤에 있는 것은 나가츠키였다. 그 옆에는 아라레. 그녀는 손에 봉지를 들고 있었다.

 

편지인가? 방해를 했군.”

......아니, 괜찮아. 무슨 일이야?”

 

나가츠키는 살며시 기침을 하고.

 

오늘은 신세를 졌다. 내 고집에 어울리게 해서, 미안하다.”

괜찮아, 같은 구축대잖아.”

카게로 덕분에 자신의 어리석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앞으로는 폐를 끼치지 않으마. 약속하지.”

 

그녀는 아라레는 재촉했다.

 

이거......”

 

아라레는 카게로에게 봉투에 든 것을 건네주었다.

 

오늘......마지막까지 같이 해줘서......보답......”

보답이라니, 주는 거야?”

 

아라레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가츠키랑 내가......남겨둔 거야......”

 

카게로는 눈을 깜박거렸다.

 

고마워.”

고맙다는 말을 하는 건......나야......”

 

아라레는 알기 힘들 정도로 미묘한 움직임으로 고개를 숙였다.

 

고마워......”

나도 사례를 하게 해줘. 정말로 고마워.”

 

나가츠키도 고개를 숙였다. 둘은 그 말을 남기고, 자습실에서 나갔다.

카게로는 건네받은 것을 보았다. 은박지로 포장되었기 펼쳐보았다.

마미야라고 각인된 가늘고 긴 양갱이었다.

여러 있는 마미야제 과자 중에서도 양갱은 절품 중에서도 절품이다. 여러 명성이 자자한 가게의 맛을 뛰어넘는다는 평판을 받으면서도 맛을 보는 것은 함선 소녀만의 특권. 좀처럼 수량이 풀리지 않기 때문에 쟁탈전이 펼쳐지는 일도 때때로 있었다.

카게로는 양갱의 끝을 조금 깨물어 먹었다. 질척거리지 않는 단맛이 입안에 퍼졌다.

한동안 맛을 본 뒤 만년필을 들어올리고, 편지지에 덧붙였다.

 

그렇지만 나, 힘낼 거야. 구레에서 지켜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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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 분량도 이제 반이 넘었네요.

이 페이스로 가면 매주 마다 한 권씩 어떻게 할 수 있을 것 같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