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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코레/소설

함대콜렉션 -칸코레- 카게로, 발묘합니다! 4권 제1장 -Midship-



~.”

무슨 생각 하는 거야?”

 

카스미가 노골적으로 인상을 찌푸렸다.

 

다른 사람을 먹을 걸로 낚는 버릇, 슬슬 그만두지 그래.”

커뮤니케이션이잖아. , 아앙, 카스미.”

 

이번에는 카스미에게 딸기를 내밀지만 그녀는 눈도 주지 않고 묵묵히 식사를 하였다.

 

다들 쌀쌀맞네. 시라누이, 먹을래?”

 

시라누이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입을 열어 딸기를 먹었다. 카게로는 만족스런 눈치였다.

 

역시 내 파트너는 영원히 시라누이야.”

파트너 정하는 게 무진장 단순하네.”

 

말하는 카스미.

 

딸기로 정하는 것도, 뭔가 석연치 않네.”

그치만 카스미가 절분을 어떻게 할지 상담을 들어주지 않잖아.”

너도 매년 참가를 했잖아. 명심해야할 사항은 오직 하나, 우리 구축함은 오니가 되어선 안 되는 것……그렇지만.”

그렇지만?”

올해 절분은 진수부 축제와 같이 하니까, 전에 했던 절분은 참고가 안 될지도 몰라.”

그것도 그런가.”

 

카게로는 고개를 끄덕였다. 카스미는 또 다시 말했다.

 

절분은 어쨌든, 어쩌면 진수부 축제도 일반 공개를 안 할지도 몰라.”

 

카스미는 자신의 추측을 늘어놓았다.

 

외부랑 교류를 하다가 사고라도 나면 바로 신문 기사 거리가 되니까.”

민간인이랑 교류를 하는 편이 마음은 편해지는 데.”

진수부 내에서 스트레스 발산을 하라는 거겠지.”

우리들은 그렇게 스트레스를 쌓고 있다고 생각하는 걸까? 사령관은 말단 인원까지는 신경을 써주지 않지.”

분명 바쁜 걸 거야. 사령관이란 직업이 편할 리가 없으니까.”

그래? , 사령관이랑 거의 이야길 한 적이 없어.”

그 일 분명 힘들 거야.”

 

그렇게 설명하는 카스미를 카게로는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카스미는 사령관이랑 만난 순간 매도를 했다는 소문 진짜야?”

왜 알고 있어?”

아라레가 가르쳐 줬어.”

 

말없이 식사를 하고 있었던 아라레가 고개를 끄덕였다. 카스미가 노려보았다.

 

괜한 소릴…….”

카스미는 상관을 못 믿으니까…….”

시끄러워.”

 

아라레의 입을 막으려고 하는 카스미. 카게로는 계속 말을 하였다.

 

쓰레기라고 불렀다며? 배짱 있는 걸.”

나는 그나마 나아! 이 세상에는 말이지 제독을 망할 제독(クソ提督)이라고 부른 구축함도 있다고.”

누구야? 그거.”

몰라. 소문으로 들었어.”

 

아무리 그래도 그런 폭언을 하는 구축함따윈 어지간해선 없을 거라고 카게로는 생각했다.

식사도 슬슬 막바지에 이르렀다. 몇 명의 구축함 소녀는 정리를 하기 시작했다.

그 때 입구에서 안경을 낀 함선 소녀가 찾아왔다. 그 모습을 보자마자 구축함 소녀들은 튕겨나가듯이 일어섰다.

 

괜찮아요. 편히 쉬어주세요.”

 

하지만 구축함 소녀들은 앉지 않았다. 그녀는 쓴웃음을 지었다.

 

착석해주세요.”

 

그 말에 겨우 의자에 앉았다.

1차관실은 적막감에 휩싸였다.

이 여성은 경순양함 오요도. 구레의 비서함이다. 워셔 하나의 소재마저 파악하고 있다는 평판이 도는 인물이 바로 이 사람이다.

구레는 당초 비서함을 고정시키지 않고 다양한 함선 소녀가 교대로 맡고 있었다. 시라누이도 단기간이지만 비서함을 맡은 적이 있다. 가능한 한 많은 함선 소녀에게 경함을 쌓게 해주려고 한 것과 업무량이 너무 많아 좀처럼 비서함에 걸맞는 적임자가 없었기 때문인데, 오요도가 비서함을 맡고 나서는 그런 일도 없었다. 그녀는 사무 처리능력을 맘껏 발휘하여 쌓이기 십상이었던 서류 업무를 해치워, “저 사람 잠은 언제 자?” “, 아니 세 명이 있는 건가?” 그런 소문마저 돌게 되었다.

그리고 구축함 소녀들에게 있어선 귀신보다 무서운 경순양함 소녀 중 한 명이다. 오요도는 혼을 내거나 우는 일은 없었다. 오히려 조용한 편이지만 전신에서 풍기는 분위기가 사람을 위축시키고 마는 것이다. “비서함실을 걸을 때에는 조용히, 신속하게.” 가 암구호가 될 정도였다.

구축함 기숙사는 구축함 소녀의 성역이며, 들어와도 되는 것은 특별히 허가를 받은 함선 소녀, 혹은 비서함뿐이다. 그 오요도가 찾아왔으니, 이건 무슨 일이 있는 게 틀림없다, 긴장감이 감도는 것도 당연했다.

구축함 소녀의 시선이 오요도에게 집중하였다. 그녀는 싱긋 미소를 지었다.

 

괜찮아요. 시국을 다투는 일은 아니니까요.”

 

안심하는 분위기는 들지 않았다. 오히려 다음에 무슨 말을 할지에 대비하여 몸에 힘을 주었다.

 

여러분도 소문을 들으셨을 텐데요, 다음 달에 진수부 축제 개최가 결정되었습니다. 작년에 시행되었던 절분은 진수부 축제의 일부가 되어 실시됩니다.”

 

정말로 긴급한 용건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제야 제1사관차실에 안심하는 분위기가 감돌았다.

오요도는 이어서 설명을 하였다.

 

스케줄은, 일부 소문이 돌고 있는 일반 공개 금지는 없습니다.”

 

역시 비서함, 구축함 내에서 퍼진 소문조차 파악하고 있었다.

 

우선 첫날에 절분 행사를 실시하고, 다음날이 일반 공개일이 되어 외부인을 받아들입니다. 진수부 축제는 이 이틀째에만 실시됩니다.”

 

살짝, 구축함 소녀들은 술렁거렸다. 이건 좀 적다. 예전에는 절분을 빼더라도 이틀 동안 하였고, 삼일동안 한 적도 있었다.

 

올해도 중지를 하자는 의견이 있었지만, 축제를 즐기고 싶다는 함선 소녀도 있기 때문에, 제독과 상담을 하여 실시를 감행하기로 하였습니다. , 이런 여론이 떠돌고 있으니, 각지에서 제각각 실시하는 것은 예산 낭비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그리하여 이틀째의 일반 공개일에는 각 진수부에서 함선 소녀를 불러, 구레에서만 진수부 축제를 하기로 결정되었습니다.”

 

무심코 경악성이 구축함 소녀들 사이에서 흘렀다.

진수부 축제는 각지에서 열리는 것이 통례이다. 소위 말하는 진수부뿐만 아니라, “경비부기지”, “정박지에서도 실시된다. 제각각 지역을 살린 내용이 되며, 특히 제공되는 식사는 향토색이 짙은 것이 많았다.

구레에서만 하는 건 좋다. 하지만 각 진수부에서 사람을 부르게 되면 사정은 달라진다. 시시한 내용이나 맛없는 식사를 내놓기라도 하면 악평이 돌고 마는 것이다.

구축함들의 놀람이 정리되고 난 뒤 오요도는 설명을 재개하였다.

 

기간 중에는 문제가 일어나지 않도록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진수부 축제에는 각 함종에서 한 명, 대표자를 선출하여 실행위원회에 참석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여러분, 투표로 정하셔도 상관없지만 개시까지 시간이 얼마 없으니 저희가 정하였습니다.”

 

또 다시 구축함 소녀들은 긴장하였다. 오요도는 제1사관차실 내부를 둘러보았다.

 

카게로씨.”

 

, !”

축하드려요. 당신이 대표에요.”

 

벙찐 표정을 짓는다. 이어서 경악이 찾아왔다.

 

……에엣! 저요!?”

.”

아뇨, 그런, 저 아무것도 모르는데…….”

자세한 것은 나중에 서면으로 전달할 테니, 잘 읽어주세요. 그리고 대표자의 첫 임무에요. 다음 주 절분 제비뽑기를 할 테니, 그쪽 대표 결정도 부탁드려요.”

 

오요도는 이상입니다.”라고 말했다.

구축함 소녀는 자연스럽게 일어나, 떠나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 후 힘을 풀고 자리에 앉았다.

1사관차실 내부가 술렁거렸다. 진수부 축제의 실행에는 호의적인 의견이 대부분이다. 구축함 소녀는 행사를 좋아한다. 올해는 절분 행사도 하지 않는 게 아닐까란 소문이 돌았을 때에는 분해하는 사람이 많이 있었다.

하지만 구레에서만 열리게 된다면 책임은 막중하다. 특히 카게로에게 있어선.

그녀는 경악을 한 채로 식수 차를 입에 머금었다.

 

……왜 나일까?”

 

아무도 대답을 해주지 않았기 때문에 그녀는 다시 한 번 중얼거렸다. 겨우 아라레가 대답해주었다.

 

글쎄…….”

이런 건 경험 많은 구축함이 하는 거 아냐? 돌아가면서 하는 거라도 말이지.”

카게로가 적임이라고 생각해서 그런 걸지도…….”

누구야 그런 생각을 불어넣는 사람은.”

 

1사관차실의 안에서 그녀에게 보내는 시선은 고생하겠네.” 실패하지 마.” 섞인 것이 되었다. 의외로운 인사 결정이라는 것은 모두 공통된 의견이었다.

 

, 카스, 도와줘.”

뭘 도와주는데.”

나라는 소중한 동료가 힘들어하고 있잖아.”

 

카게로는 사뭇 애처롭게, 자신들의 사령 구축함에게 매달렸다. 카스미는 쌀쌀맞은 언동이 두드러지지만 의외로 사람을 뒷바라지를 잘 한다. 기함을 하고 있는 것도 그런 점이 이유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고개를 저었다.

 

많은 공부가 되니까, 혼자서 해보지 그래.”

~! 나의 실패를 바라는 거야!?”

그럴 리가. 이런 경험을 하는 편이 좋다는 거야.”

딸기 먹을래?”

됐어.”

 

카게로는 서글픈 시선을 아라레에게 보내지만 전혀 동요를 하지 않았다. 이런 부류의 눈싸움에서 아라레에게 이길 리가 없었고, 포기를 하고 옆에 있는 함선 소녀를 보았다.

시선을 받은 시라누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시라누이로 괜찮다면 언제든지 도와드릴게요.”

~.”

 

카게로는 시라누이에게 엉겨붙었다.

 

역시 나에겐 시라누이밖에 없어. 딸기 먹을래?”

방금 전에 먹었어요.”

시라누이는 정말 최고야. 사랑해. 정말 귀여워. 쌀쌀맞은 어디 사는 구축함이랑 정말 달라.”

비아냥을 할 거면 저 멀리서 해줄래?”

 

입을 삐죽 내밀며 카스미가 말했다. 카게로는 손을 내저었다.

 

거짓말이야. 카스미도 좋아해. 카스미도 좋아. 다들 좋아해.”

 

프레셔가 가벼워졌고, 안심한 카게로를 카스미는 반쯤 기가 막힌다는 눈으로 보았다.

 

……정말로 어쩔 도리가 없게 되면 도와주겠는데, 시라누이도 너무 카게로의 응석을 받아주지 마.”

 

시라누이는 대답하지 않았다. 카게로는 생글거리면서 남은 차를 마셨다.

 

입욕과 저녁 식사가 끝나면 본격적인 자유시간이다. 사람에 따라선 자습실에서 공부를 하거나 의장을 빌려서 정비 연습을 하지만, 대부분은 방에서 뒹굴거리거나, 담화실로 변한 제1사관차실에서 TV를 본다.

카게로는 방에 있었다. 2층 침대에 걸터앉아, 발을 휙휙 휘두르면서 생각을 하고 있었다.

대표라는 건 도대체 뭘 하면 되는지. 구축함 소녀의 대표이니 실수는 용납할 수 없을 것이다. 전함이나 항모 사람들이랑 절충도 해야 하니, 삽질이라도 하면 평생 갈 오점이 된다. 그것만이 아니라 다른 구축함에게도 원망을 사고 말 것 같았다.

당초에는 동요했지만 시라누이도 있으니 마음이 편했다. 어떻게 이 직무를 완수해야한다.

 

, 시라누이, 진수부 축제는 요란하게 할 수 있는 한도는 얼마나 될까?”

과거 사례를 참고하는 것이 무난해요.”

그렇다면, 역시 함선 소녀 대포…….”

신문에 기삿거리로 실리지 않을 만한 것이 좋겠네요.”

 

시라누이가 선수를 쳤다. 카게로는 체에.” 불만스럽게 말했다.

 

역시 카스미에게 물어보는 편이 빠르려나. 전에 대표를 했고, 함선 소녀 대포도 카스미의 아이디어일지도 몰라.”

그건 어떨까요?”

 

이야기를 하고 있자니 노크도 없이 문이 열렸다. 들어온 것은 쿠로시오이고, 작은 종이 봉지를 가지고 들어왔다.

 

이야~ 카게로가 대표라, 이거 큰일이구만.”

 

그런 소릴 하면서 의자를 빼내어 앉았다.

 

그렇지만 구축함 대표라는 건 명예로운 것이니 열심히 해봐라.”

 

카게로는 떨떠름한 얼굴이다.

 

남 일처럼 말하긴……. 너 진츠씨의 훈련을 받았는데 팔팔하네.”

오후만 했으니까.”

 

쿠로시오도 단 한 명뿐이지만 어엿한 구축대이기 때문에 진츠의 부하로서 훈련을 받고 있다. 오늘은 오전 중에는 다른 일이 있어서 도망칠 수 있었다.

 

쿠로시오도 진수부 축제 도와줘.”

상관없는데, 카스미가 혼자서 하라고 하지 않았나?”

잘도 알았네.”

뭔가 말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아하하, 쿠로시오는 웃고 있었다.

그녀는 종이 봉지에서 오렌지색 과일을 꺼낸 뒤 카게로에게 건네주었다.

 

옹냐, 어제 부탁 들어준 거 보답이다.”

“*이요칸(いよかん)…….”

 

역주 1) 감귤류 과일.

 

카게로는 과일을 받았다.

 

어디서 난거야.”

어제 비스킷이랑 교환했다. 그랬더니 돌고 돌아서 이요칸이 돼서 돌아와부렸다.”

이상하네.”

영험한 과일 아이가. 좋은 예감(いいよかん)이란 말도 있고.”

, 수험생 아니거든.”

 

카게로는 함선 소녀 적성 시험을 받을 때에도 징크스 같은 것에 기대지 않았다. 그런 시험은 적성과 운이 중요하긴 하지만, 요란을 피워봤자 어떻게 되는 것도 아니다. 요란을 피우지 않았던 것이 좋았던 것일까 가뿐하게 합격했다.

그렇다고 해도 선물이기 때문에 감사히 먹기로 하였다.

또 누가 오늘 기척이 났다. 이번에는 노크 소리가 들렸다.

들어와,라고 말하자, 길쭉한 모자를 쓴 함선 소녀, 아라레가 들어왔다.

시라누이가 의아한 눈치로 물었다.

 

무슨 일인가요?”

한가해…….”

아라레가 한가함을 주체 못 하다니 별난 일이로군요. 카스미는요?”

오요도씨한테 호출 받았어…….”

 

시라누이보다 카게로가 놀랐다.

 

어이쿠 그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단 둘이야?”

 

아라레는 고개를 저었다.

 

진츠씨도 있어……. 오요도씨랑 진츠씨랑 카스미…….”

끝내주네. 마치 인류 최후의 날 같아.”

 

그녀는 살아 돌아올 수 있길 빈다.” 라고 중얼거렸다.

아라레는 모자를 벗어 바닥에 앉았다.

가득이나 좁은 실내인데 네 명이 들어앉자 상당히 비좁아졌다. 실내 온도도 올라간 탓에 시라누이가 창문을 조금 열었다.

카게로는 아라레를 향해 말했다.

 

대표는 어떤 일을 하는지 알고 있어?”

 

아라레는 한동안 입을 다물었지만 머지않아 대답하였다.

 

……그렇게 별난 일은 안 해……그렇게 생각해.”

에이 뭐야.”

책임이 있을 뿐이지…….”

그건 그거대로 맡기 싫은 역할인걸. 카스미는 뭘 했어?”

구축함은 잡무가 주된 일이니까……어쨌든 실수를 하지 않도록 한데…….”

 

듣자하니, 서포트로서 일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특히 내객이 있는 경우에는 실수는 용납 못 한다.

, 이번에는 절분도 겸하고 있기 때문에 좀 성가셔진다.

 

그건 전원 참가지.”

콩을 치우는 사람을……차출할 필요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

과연……. 아라레도 예상외로 이런 일에 적성이 있는 거 아냐?”

 

아라레는 고개를 저었다. “카게로가 더 나아…….” 그 말만을 하였다.

그러자, 방문이 노크되었다.

 

들어가도 돼?”

~.”

 

카게로가 대답을 하자, 문이 열리고 카스미가 들어왔다.

그녀는 발을 들이자마자 인상을 찡그렸다. 실내를 둘러보았다.

 

뭐야. 여자 넷이서 할 일도 없어.”

다섯 명이 됐어.”

 

카게로가 대꾸하였다 가득이나 좁은 방에 다섯 명이나 들어왔으니 발을 디딜 곳이 없어졌다.

카스미는 들고 있던 봉투를 침대 위에 있는 카게로에게 주었다.

 

오요도씨가 준 선물이야. 구축함 대표가 할 일과 명심할 것.”

고마워. 호출 받은 이유는 그거야?”

비밀이야.

 

그녀는 로커에 등을 기댔다.

 

그리고, 절분의 제비뽑기 대표를 모레까지 보내라고 했어.”

그건가~.”

 

카게로는 침대에 있는 베개에 얼굴을 묻었다.

 

어차피 한 명 밖에 없으니까 결정났는데.”

 

그녀는 봉투를 뒤적이면서 말하면서 서류를 꺼냈다.

진수부 축제 운영에 관한 해야 할 일이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오요도다운 꼼꼼한 서류이다. 읽기 힘들지 않았으며, 우선순위 별로 쓰여 있어서 이해하기 쉬웠다.

대강 훑어보았다.

 

정말 잡무가 많네……, 카스미, , 매일 실행위원회의 방에 있어야만 하는 거야?”

그렇지 않아. 꽤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고, 절분은 참가를 하지 않으면 안 되잖아.”

방문객 안내는~?”

중요 인물은 구축함이 아니라 중순 이상이 대응하니까 상관없어. 외부 주차장은 업자한테 맡길 테고. 일반객 안내도 간판이 있으면 충분하니까, 미아 정도나 대응하나. 귀찮은 건 취객이야. 싸움이라도 하면 골치 아프고, 시끄럽다고 해서 이쪽이 포구라도 겨누기라도 하면 문제가 될 테니까.”

그런 노하우는 없으려나……, 있네.”

오요도씨라면 문제를 상정하고 있겠지.”

. ~, 카스미는 이러니 저리니 말을 해도 조언을 해주니까 참 고마워.”

 

카스미는 그 말에 깜짝 놀라 고개를 돌렸다.

 

, 딱히, 이 정도라면 말해줄 수 있다고.”

좋은 선배를 가져서 난 행복해.”

너도 언젠가 후배를 가지게 되거나, 향도함이 될지도 모르니까, 착실하게 지내.”

아하하. 당분간 그런 일은 없어.”

 

카게로는 그런 쪽은 생각한 적이 없다. 훈련을 하면서 심해서함과 전투를 하고, 그런 일상의 반복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먼 장래는 모르지만, 지금은 아직 구레의 하늘과 바다가 자신의 성미에 맞았다.

 

카스미는 어휴…….” 탄식을 하였다.

 

아라레, 슬슬 돌아가자.”

…….”

 

아라레가 일어섰다. 같이 방으로 돌아갔다.

아사시오형 둘이 없어지고 나자, 쿠로시오가 입을 열었다.

 

뭐꼬. 카스미는 자기 아그들 신경을 쓰고 있네.”

입이 투박해서 손해를 보고 있지만, 좋은 사령 구축함이에요.”

 

시라누이가 동의하였다.

 

다만, 저래보여도 외로움을 잘 타는 구석이 있지요. 지금은 기함의 직무에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겠지만, 기함 보직에서 해임되면 할 일이 없어져서 풀이 죽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렇다면 시라누이가 돌봐주면 되잖아.”

 

카게로는 오요도가 보내준 서류를 들춰보면서 말했다.

 

카스미는 혼자 있으면 울 것 같다는 의견은 나도 동감하지만.”

시라누이는 카게로의 뒷바라지를 하는 걸로 한계에요.”

난 케어를 받고 있었던 것이었나.”

카게로가 시라누이를 케어를 해주지 않는 점이, 조금 불만이에요.”

늘 해주고 있잖아.”

좀 더 해주세요.”

, 좋아. 맡겨줘.”

 

카게로가 대답했다. 듣고 있던 쿠로시오가 변함없이 사이 좋구마잉.” 그렇게 말하며 웃고 있었다.

 

 

 

뭐어? 구레에?”

 

구축함 아케보노가 노골적으로 싫은 기색을 보였다.

말을 건 우시오는 흠칫거렸다. 요코스카 진수부 청사의 옥상은 바람이 세다. 둘의 머리카락과 제복은 정신없이 나부꼈다.

우시오는 다시 말했다.

 

…… 구레에서 진수부 축제가 열리니, 저희들도 가는 것 같아요.”

왜 그런 촌구석에서 하는 건데.”

그건 몰라요…….”

 

우시오도 오늘 아침에 들었다. 아침 식사를 한 뒤 친구인 구축함 소녀에게서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란지 얼마 되지도 않았다. 자숙하는 분위기인 진수부 축제가 구레에선 열린다는 것에 놀랐지만, 요코스카에서 참가자가 파견된다는 것에도 놀랐다.

아케보노도 몰랐던 것 같았지만, 이건 어떤 의미로 당연한 것이었다. 가르쳐줘봤자. 심성이 배배 꼬인 말이 돌아오니 아무도 가르쳐주려고 하지 않았던 것이었다.

 

축제 따윈 안 해도 되잖아. 게다가 일부러 찾아가다니.”

 

아케보노는 수상쩍다는 듯이 말했다.

 

다른 구축함은 가고 싶어 해?”

기대하고 있어요.”

바보 같네. 연료 낭비야.”

축제를 좋아하니까요.”

그런 걸로 기뻐하고 있으니까 구축함은 버림말로 쓰이는 거야. 조금은 불만을 말하면 어떻냐고.”

 

말을 붙일 건덕지도 없었다. 우시오는 시종일관 주눅이든 채였다.

아케보노는 늘 이렇다. 쌀쌀맞고 입이 험악하고, 툭하면 덤벼든다. 덕분에 여러 함선 소녀가 그녀를 피하였다.

오늘은 한층 더 쌀쌀맞은 것은 바람이 강한 탓에 그런 것은 아닐 것이다. 우시오는 결심을 하고 쭈뼛거리는 태도로 물었다.

 

혹시 그 날 쉬시나요…….”

몰라.”

에에…….”

멤버로 뽑히면 가. 안 뽑히면 안 가. 그것뿐이야.”

 

우시오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다행이다……. 그럼 저, 멤버로 뽑아달라고 부탁하고 올게요.”

? 왜 이야기가 그렇게 되는 데?”

 

불쾌함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아케보노에게 우시오는 또 다시 겁을 집어먹었지만, 어떻게 버텨낸 뒤 대답했다.

 

축제로 아케보노의 기분이 풀어지면 어떤가 싶어서요…….”

괜한 짓 하지 마.”

 

툭하고 던져진 말. 우시오는 몸을 움츠리며 고개를 수그렸다.

 

그렇지만…….”

그렇지만이고 자시고. 내버려둬.”

 

그리고 아케보노는 고개를 돌렸다.

우시오는 입을 다문 뒤 조용히 청사의 옥상에서 내려왔다. 그저 마음속으론 비서함에게 아케보노를 멤버로 뽑아달라고 부탁하러 가자고 결심하였다.

 

 

 

 

사세보 항구에는 남서에서 미지근한 바람이 불고 있었다. 일기예보에 의하면 비가 내리는 것 같았다. 수평선 부근에 사방에서 안개가 껴있었다.

사세보 진수부 소속 무츠키형 구축함, 나가츠키는 부두에서 바다를 바라보고 있었다.

훈련이 끝난 참이라서 몸 여기저기에서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의장도 몸과 비슷한 상황이라서, 빈번하게 점검을 해주지 않으면 금세 투정을 부린다. 녹슬지 않도록 나중에 물로 씻겨주자고 생각하고 있었다.

 

어라~? 나가츠키는 기숙사로 안 돌아가?”

 

바로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돌아보면, 같은 무츠키형 구축함 사츠키가 지나가고 있었던 참이었다.

이 둘은 제22구축대 소속이며 아침부터 같은 훈련 메뉴를 소화하고 있었다.

 

. 방금 전에 들은 내용을 곱씹어보고 있었다.”

 

나가츠키는 바다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훈련을 위한 훈련이 되어선 안 된다. 역시 실제로 그 상황에 처해봐야지.”

~. 그렇지만 나가츠키, 오늘 한 포격성적 나빴지.”

……거침없이 말해주지 말아줘.”

 

나가츠키는 어깨를 축 늘어뜨렸다.

 

어째서 포탄은 그렇게 안 맞는지, 나 자신도 신기해.”

과녁이 아니라 후미즈키한테 맞출 뻔 했었지.”

구멍이 있다면 파고 들어가고 싶어 …….”

그렇지만, 나도 성적 나빴으니 말이야.”

 

사츠키는 쓴웃음을 지으며 나가츠키의 옆에 왔다. 둘이서 바다를 바라보게 되었다.



 

왜 포격은 그렇게 어려운 걸까?”

정말 그렇군. 좀 더 쉬워도 덧날 건 없을 텐데.”

자기 속도도 생각해야지, 적함의 속도도 생각해야지, 거리랑 방향이랑 바람의 세기랑……생각할 게 너무 많아.”

 

사츠키가 불만을 터뜨렸다. 구축함의 포격은 전함만큼 고려할 요소가 많지 않고, 한번 맞추면 남은 건 때에 따라 수정을 해서 어떻게 맞출 수 있지만, 귀찮은 행위라는 것은 변함이 없다. 그리고 이 둘은 그다지 포격을 잘하는 편이 아니었다.

 

사츠키는 훈련 후반에서 정밀도가 떨어졌지.”

. , 체력이 없으니까.”

 

나가츠키의 말에 사츠키는 부끄럽다는 듯이 대답했다.

 

숨이 차버려. 무츠키형의 숙명일까?”

나도 무츠키형이고, 후미즈키도 마찬가지야. 그런데 이 성적은…….”

 

개별차라고 해야 할까, 미묘한 차에 불과하지만, 훈련이나 전투에선 눈에 두드러지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모든 함선 소녀에게 일어나는 문제라고 인식되고 있으며, 성격이나 정신 상태에 기인하는 것이라고 여겨지고 있었다.

 

무츠키형은 구닥다리라고 자각할 수밖에 없는 걸까…….”

키쿠즈키나 키사라기는 잘 해나가고 있으니, 우리만 글러먹을 걸지도 몰라.”

그편이 훨씬 더 싫은 결론이야.”

 

가득이나 부정적인 사고에 빠져있는데 기댈 곳마저 없어졌다.

미적지근한 바람에 물냄새가 섞이기 시작했다. 슬슬 비가 내릴 것 같았다.

 

, 맞다, 나가츠키.”

 

사츠키가 입을 열었다.

 

이번에 우리들, 출장 나가는 것 같아.”

드디어 좌천인가.”

너무 나쁘게 생각해. 구레까지 다 같이 나간데.”

굴을 먹는 구루메 투어인가. 식중독에 걸리면 어쩌지.”

진수부 축제를 하니까 참가하는 거야. 다른 곳에서도 구축대가 구레에 집합하는 것 같아.”

그건 한번 거창하군.”

 

나가츠키가 진수부 축제에 참가하는 것은 오랜만이었다. 사세보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어느 진수부도 개최하지 않는다고 들었다. 구레가 개최한다니 상당히 대담한 짓을 한다.

 

……구레에서 무츠키형이 구제를 받을 수 있을까.”

왜 그렇게 음침해지는 건데.”

 

사츠키는 어처구니없어 했지만 나가츠키가 말하고자하는 바는 물론 이해하고 있었다.

 

다른 구축함이랑 만나는 건 좋은 거 아냐? 견문을 넓힌다고 해야 하나.”

그쪽 구축함은 최신형 투성이잖아. 무시당하지 않을까.”

생각이 지나치데도. 같은 구축함이니까 잘 지낼 수 있을 거야.”

 

격려를 하는 듯한 말을 받았다. 나가츠키는 마지못해 납득을 한 뒤 일어섰다.

비가 내리기 시작했기 때문에 둘은 서둘러 일어섰다. 후미즈키가 마중을 하러 왔기 때문에 셋이서 구축함 기숙사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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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알고 있습니다. 이 블로그에 오시는 분들은 대부분 만화가 목적이라는 것을...


소설을 읽고자 찾아오시는 분은 적다는 것을...


.....................솔직히 5권 반 다하면 올릴 생각이었지만


저번에 하드디스크 배드섹터 사건 때 소설 번역본이 날아가서요...이미 번역은 했으니 어렵지 않아!


라고 스스로 정신 승리를 하며 다시 타이핑을 하였지만 애초에 양이 양이라서 다시 하는 것만으로도


엄청나게 시간이...그리고 손 아파...


..........................4권이랑 5권 1장 분량 날아가서 소설은 그냥 접을까 했지만 정신을 추스리고 다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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