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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코레/소설

함대콜렉션 -칸코레- 카게로, 발묘합니다! 4권 제4장 -Port-



……자는 편이 좋아…….”

나는 구축함 대표니까, 그럴 순 없어. 일어날래.”

시라누이가 옳아…….”

가끔씩은 내 편 좀 들어주라.”

 

카게로는 억지로 일어나려고 하였지만, 시라누이가 툭, 카게로의 몸을 밀쳤다.

침대 위로 쓰러졌다.

 

뭘 하는 거야!”

역시 자는 편이 좋아요. 이미 허가를 받았으니까요.”

허가라니 뭐야. 내가 일을 노는 걸?”

 

자학이 들어간 비꼼을 한 셈이었지만 시라누이는 .”라고 말했다.

 

오요도씨한테 말해서, 카게로의 휴식을 허가받았어요. 구축함 대표는 카스미가 맡아요.”

기마전은!?”

카게로가 나설 곳은 없어요.”

기마전 작전, 엄청 많이 생각했는데.”

안 들려요.”

 

계속 항의를 하였지만, 시라누이는 완전히 무시하였다. 아무리 카게로가 불만을 말한들 저항을 한들, 밖으로 내보내주질 않았다. 아라레도 카게로의 편을 들어주지 않았다.

이불 아래로 몸을 숨겼다.

 

시라누이 바보. 냉혈녀.”

카게로는 때때로 유치해지네요.”

알고 있어? 카게로란 함명은 1번함이야. 너보다 대단하다구.”

시라누이쪽이 한자의 수가 더 많으니까 제가 더 대단해요.”

뭐야 그 논리는……그러고보면, 쇼호씨는 어떻게 됐어? 그 사람한테 폐를 끼친 것 같은데.”

 

그 질문에는 아라레가 대답하였다.

 

여기까지 같이……카게로를 옮겨줬어…….”

나중에 고맙다고 말해야겠네.”

뭔가……볼일이 있는 것 같아서……류죠씨네랑 어딘가로 갔어.”

~……. 슬슬 기마전이 시작하잖아. 너희들도 가지 그래.”

그렇게 할게요.”

 

시라누이와 아라레가 의자에서 일어섰다.

 

카게로는 자주세요. 탈출을 하려고 해도 소용없어요. 밖에서 문을 잠글 테니까요.”

왜 문을 잠그는 건데!?”

 

분명 카게로 같은 함선 소녀가 많은 것이겠죠. 시라누이는 그렇게 대답을 하고, 아라레와 함께 구호실에서 나갔다.

 

 

카게로가 훌쩍……그렇게 중얼거리며 침대에 몸을 눕혔을 무렵.

기마전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무대가 되는 운동장 주변에는 문자대로 인파(人波)를 이루고 있었다.

정면에는 내빈, 내객, 그 옆에는 전함을 비롯한 화력에 일가견이 있는 함선 소녀들. 거기에 더해 경순양함부터 시작해서 잠수모함까지. 일반 시민이 자리를 빼곡히 채우고 있었다.

관객이 이렇게 많은 것에는 이유가 있다. 그것은 구축함 대항 기마전이 있기 때문이다.

가장 작으며, 가장 용감한 함선 소녀들. 그녀들이 정면에서 격돌하는 것이다. 기대가 되지 않을 리가 없다. 게다가 요 수년 동안 여러 이유로 중지가 되었던 행사이다. 고대하고 있었던 이는 구축함들보다도 관객 쪽이 더 많았다.

시합 전, 구축함 소녀들은 제1사관차실에 집합하였다. 그곳에서 제반 주의 사항을 듣고 있었다.

주의사항은, 카게로가 쓰러졌기 때문에 오요도가 대리로 말하고 있었다.

 

기마전은 어쨌든, 흥분하기 쉬운 경기입니다. 특히 오늘은 내객이 많기 때문에, 흥분한 나머지 내객석까지 도망치거나 쫓아오지 않고, 정정당당하게 싸워주세요. 이상입니다.”

 

모두, 긴장한 기색으로 듣고 있지만, 그것은 상대방이 경순양함이라고 그런 것뿐이다. 뇌내에는 벌써부터 아드레날린이 마구잡이로 분비하고 있었다.

오요도가 자리를 떠나자, 단번에 흥분이 높아지고 고양감으로 철철 넘친 분위기가 되었다.

싸울 상대와는 말도 하지 않고, 동료 구축대끼리 회의를 나누었다. 괜한 말을 해서 작전이 들키면 위험하기 때문에, 중요한 건 눈과 눈만으로 의견을 교환하는 신중함을 발휘하였다.

카스미는 자신의 구축대와, 작은 목소리로 이야길 하였다.

 

카게로가 없다고 해서 질 순 없어.”

 

빙 둘러보았다.

 

기권은 안 해. 대신 쿠로시오가 들어와 줬으니까. 변명은 못 해.”

잘 부탁한다.”

 

쿠로시오가 인사를 하였다.

 

알겠어, 오랜만에 하는 기마전이니까 전력을 다할 거야. 시라누이랑 쿠로시오는 이게 첫참가지.”

 

시라누이는 무언으로 긍정하였다. 쿠로시오도 그렇다.”라고 말한다.

 

둘 다 신중하게 굴 필욘 없어. 18구축대의 힘을 보여주자고.”

.”

알았다.”

 

시라누이와 쿠로시오가 대답했다. 아라레도 고개를 끄덕였고, 카스미는 손뼉을 쳤다.

 

, 가자.”

 

집합 부저 소리가 울렸다. 구축함 소녀는, 구축대끼리 뭉쳐서 제1사관차실 밖으로 나섰다.

카스미는 자연스럽게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아야나미급 구축함이랑 눈이 마주쳤다.

 

너도 이런 행사에 참가하는 거야.”

 

그 소녀, 아케보노가 말했다.

카스미는 시라누이에게 먼저 가라고 말한 뒤, 아케보노에게 다가갔다.

 

참가하는 게 당연하잖아. 우리들은 구축함이라고.”

구축함이락 하는 건, 아무런 생각도 안하고 있단 증거야.”

그런 너도 아무런 생각도 안 해서 참가를 하는 거겠네.“

 

그 말을 들은 아케보노는 콧방귀를 꼈다.

 

우시오가 애걸복걸을 하니까 어쩔 수 없이 참가하는 거야. 돌아가려고 생각했다고.”

돌아가면 되잖아.”

대전 상대가 줄어서 기뻐? 역시 구레쪽 구축함은 얌생이구나.”

요코스카의 루저보단 나아. 소문 들었는데, 너 빈축을 산다며? 그 성격을 보아하니 당연하구나.”

몰려다니는 걸 싫어할 뿐이야.”

친구가 없는 사람은, 다들 그렇게 말하더라.”

 

카스미와 아케보노가 서로 노려보았다. 인기척이 드물어진 제1사관차실에서, 구축함들은 대치하였다.

아케보노가 거리를 좁혔다.

 

머리가 나빠 보이는 구축함의 놀이에 어울려주는 거니까, 고맙게 여기라고.”

 

카스미가 한 치도 물러서지 않은 채 응수하였다.

 

너야 말로, 내가 뱉은 침이나 마시지 않도록 조심하라고.”

 

둘은 한 번 노려본 뒤, 말없이 밖으로 나갔다.

운동장의 열기는, 구축함 기숙사의 현관까지 전해져왔다.

 

 

기마전의 룰은 일반적인 것과 다를 것이 없었다. 구축대끼리 기마를 만든 뒤 위에 올라탄 구축함이 머리끈을 맨 뒤, 머리끈을 많이 뺏은 쪽이 이긴다. 시간제한은 일단 있지만, 지금까지 전부 쓴 경우는 없었다.

기본적으로 진수부 별로 나눠진 뒤 겨룬다. 수뢰전대별로 갈라져버리면 함선 소녀 군적이 뒤죽박죽이 되기 때문에, 고려는 그다지 되지 않는다. , 명목상 리더로서 경순양함이 붙는 것으로 되어있다.

구축함 소녀들은 전장이 될 운동장에 들어서자마자 곧장 기마를 짰다. 사방에서 적이 솟아났다.

진수부별로 기마가 갈라져, 서로 노려보았다.

그 때 경순양함들이 찾아와, 평소 자신들이 가르친 제자들을 고무시켰다. 진수부의 명예가 걸린 것이다, 응원을 하는 쪽도 기합이 들어가 있었다.

 

애들아~, 파이팅~.”

 

손을 흔들며 말을 거는 것은 요코스카 진수부 소속 나카다. 귀여운 목소리가 울려 퍼지며, 구축함 소녀들도 손을 흔들며 답변을 하였다.

 

맡겨만 주세요!”

이길게요!”

 

동급함 센다이도, 사세보 구축대를 향해 기합을 주입하였다.

 

밤이 아니지만 기분은 야전! 힘내자!”

 

한 명, 한 명에게 말을 걸고 있다. 사세보 소속 구축함 소녀들은 함성을 질렀다.

그리고 구레의 진츠는, 목소리를 높이는 일도 없거니와 전신으로 고무를 시키는 일도 없었다.

평소의 내성적인 표정을 보여주면서 말하고 있었다.

 

여러분……알고 있죠?”

 

구레의 구축함 소녀들은, 등줄기에 자라도 들어간 것처럼 등을 꼿꼿하게 세웠다.

진츠는 생긋 웃으며, 그대로 물러났다.

심판역인 중순양함도 필드 밖으로 나왔고, 운동장에는 구축함만 남게 되었다.

개시는 아직 멀었지만, 구축함들은 슬금슬금 거리를 좁혔다. 백색 선으로 나눠졌으며, 개시 전에 밟으면 안 되지만, 넘지만 않으면 다가가도 무방하다.

싫어도 긴박감의 수위가 높아졌다. 머지않아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소곤거리기 시작했다.

 

덜떨어진 것들.”

무능.”

 

트래쉬 토크라는 것이었다. 상대방을 도발하고, 냉정함을 잃게 하는 기술이다. 밖에 들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요령이다. 천박한 행위이지만, 그딴 건 알바가 아니다.

그런 목소리는, 18구축대의 곁에도 전해졌다.

 

도발을 받아들이지 마.”

 

위에 탄 카스미가 모두에게 전했다.

 

걸리면 상대방의 술수에 빠지는 거야. 기마전은 냉정한 쪽이 이기는 거야.”

뭔가 무진장 잘난 체를 하네!”

 

갑자기 큰 목소리가 들렸다.

카스미가 깜짝 놀랐다. 다른 쪽에서도 지금 누가 말한 거야?” 란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구축함 따위가 냉정이고 자시고가 어디에 있어! , 조깅 때에도 얼굴이 새빨갛게 붉혔지! 진지하게 기마전 따위에 임하니까 넌 애라고!”

 

그 근처에서 그런 소리 하면 안 돼.” 라고 말리는 목소리가 들린다. 아무래도 이 매도는 구축대의 총의가 아닌 것 같았다.

하지만 목소리의 주인은 멈출 셈은 없는 것 같았다.

 

너 바보 아냐! 다양한 구축대가 있지만 구레가 가장 꽝이야!”

크윽…….”

 

카스미가 이를 가는 소릴 냈다.

쿠로시오가 올려보았다. 카스미는 진정을 시키려는 듯이 심호흡을 하였다.

 

아직 시작하지 않았어. 냉정하게 가자.”

잠꼬대는 다했어!? 다 들리거든!”

무시해 무시. 도발을 받아들이면 안 돼. 시작하고 나서 마음껏…….”

그러고보면 구레 구축함이 한 명, 쓰러진 것 같더라!”

 

매도는 아직도 이어졌다.

 

거론할 가치도 없어! 그렇게 빈약해서 수뢰전대의 일원을 자처할 셈이야!? 꼴불견이구나!”

침착, 침착…….”

심해서함한테 잡아먹히는 게 고작이니, 얼른 퇴역하는 편이 좋겠는 걸! 구레의 수준따윈 이게 고작이라고!”

 

빠직.

카스미는 말없이 숨을 내뱉고는, 아라레에게 말했다.

 

……내려줘.”

……?”

괜찮으니까.”

 

카스미는 기마에서 내려온 뒤, 머리끈을 풀었다.

 

……전원 하마(下馬). 머리띠를 버려.”

 

다른 구축함 소녀들도 그 말을 따랐다. 머리끈이 지면을 향해 내팽겨 쳐졌다.

전방을 쏘아보았다. 한줄기 바람이 몰아쳤다.

그리고, 카스미가 고함을 질렀다.

 

조져버려어어엇!”

 

구레의 구축함 소녀들은 맹렬하게 쳐들어갔다.

 

 



운동장은 순식간에 싸움판으로 변했다.

누가 도발을 했는지 상관없다. 얻어맞은 동료의 복수는 바로 하지 않으면 평생 얕보인다. 구축함 최대의 굴욕은 겁쟁이란 딱지가 붙는 일이다.

이젠 기마전이고 뭐고 없었다. 눈에 핏줄기를 세우고 머리에는 열이 잔뜩 올라간 구축함 소녀들이 주먹을 휘두르며 날뛰었다. 자기 식구 이외엔 전부 적이다. 심해서함 이상의 쓰레기들을 쓰러뜨리지 않으면 하늘을 향해 떳떳하게 고개를 들고 살 수가 없다.

패는 것이 구축함이라면 얻어맞는 것 또한 구축함. 그리고 구축함의 사전에 맞고만 산다.”란 글귀는 없다. 곧장 반격을 하고, 곤죽을 내줄 테다라고 기세를 올린다. 한 명이 당하면 또 다른 한 명이 되갚아 주고, 누군가가 가세를 해서 제한 없이 규모가 커진다. 이런 때에 말리는 녀석은 분위기 파악을 못 하는 얼치기다. 동료가 당하면 분이 풀릴 때까지 되갚아 주는 것이 인지상정. 주먹질뿐만 아니라 발차기도 마음껏 하였다.

 

전부터 구레 녀석들은 싫었다고!”

사세보 자식들! 으스대기나 하고 말이야!”

요코스카 녀석들을 전부 조져버려!”

 

여기저기서 주먹다짐이 발발하였다. 이미 기마 따윈 한 기도 없으며, 각자 전력을 다해 싸우고 있었다. 평소에 얌전하다고 생각했던 소녀마저 지금 이때가 아니면 언제 하냐는 듯이 날뛰었다.

 

살려서 구레 밖으로 돌려보내지 마아앗!”

 

카스미의 절규가 요동쳤다.

내빈석과 관객석은 아연실색하였다. 뭔가 서로 매도를 한다 싶었더니만 갑자기 구축함이 패싸움을 벌이는 것이다. 시작 신호 따윈 물론 없다.

그리고 갑자기 웃음소리가 터져나왔다.

 

이거야 이거, 기마전은 이래야지!”

구축함 소울이구만!”

 

전함도 항모도 포복절도를 하였다. 웃으면서 응원을 하였다.

실은 이 구축대 기마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승패가 갈린 적이 없었다. 언제 한들, 어디서 한들, 인원을 어떻게 짠들, 어디서든 패싸움이 일어나는 것이다. 그 탓에 승패 기록표에는 무승부 마크가 한없이 이어지고 있었다.

일반객도 흥분의 도가니다. 모두, 구축함의 성질을 알고 잇는 것이다. 응원이나 휘파람 소리를 내는 등, 혼연일체가 되어 소란을 피우고 있었다.

누군가가 음악을 틀었다. 박자가 빠른 행진곡이다. 묘하게 상황과 매치가 되어 공연히 투지를 자극시켰다.

이렇게 되면 구축함의 형식 따윈 무의미하다. 특급 구축함이 떼거지로 몰려와 카게로급을 덮쳤고, 아사시오급이 날뛰었다. 시라츠유급의 돌려차기가 난무를 하고, 하츠하루급의 주먹이 작렬. 이젠 적,아군의 구별 따윈 안 되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이다.

사츠키와 나가츠키도 당연히 이 사태에 휘말렸다.

 

우햐앗~!”

 

줄줄이 공격을 하는 구축함을 피하며, 혹은 맞고, 그리고 반격을 하면서 사츠키는 나가츠키를 향해 외쳤다.

 

나가츠키! 어디에 있어!?”

뒤다, !”

 

나가츠키는 발에 엉겨 붙는 구축함을 걷어차며 절규하였다.

 

이래서 기마전은 싫다고!”

어째서 매번 이렇게 되는 걸까!”

제독의 음모 아냐!”

 

각 진수부의 제독들은 보기 편한 곳에서 힘내라! 거기다! 작살을 내! 라는 등 응원을 하고 있었다. 특히 구레와 요코스카의 제독의 목소리가 크다.

 

사츠키, 후미즈키 봤냐!?”

글쎄!? 어딘가로 달려갔어!”

다친 거 아냐!?”

기마전에서 걔가 부상을 입은 걸 본 적이 없어!”

 

후미즈카는 어조도 태도도 어려보이지만, 이런 부류의 싸움에선 언제나 생채기 하나 없었다. 때리려고 하는 쪽이 전의를 잃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닐까 추측되었다.

 

, 나가츠키! 위험해!”

 

사츠키의 삑사리가 난 목소리를 내었다. 구축함 소녀 네, 다섯 명이 서로 얽히고설킨 채로 굴러오고 있었다. 물론 다들 앞 따윈 보고 있질 않았다. 나가츠키는 바닥에 깔릴 것만 같았다.

갑자기 그 몸을 누군가 당겼다.

구축함 덩어리는 그녀의 바로 옆을 지나쳤다.

도와준 것은, 긴 모자를 쓴 아사시오급 구축함 소녀였다. 사츠키도 나가츠키도 그녀의 얼굴은 낯설었다. 사세보 구축함은 아니었다.

 

괜찮아……?”

 

억양없는 목소리로 질문을 던졌다. 나가츠키는 대답했다.

 

, , 미안하군.”

다행이다…….”

어째서 날 도와준 건가? 적이잖아.”

 

그 구축함 소녀를 고개를 갸웃거렸다.

 

……어째서 그런 걸까? 이유는 없는 것, 같아…….”

일단 고맙단 말은 하겠지만…….”

 

나가츠키가 마지막까지 말을 하기 전에, 그 구축함은 어딘가로 가버렸다.

둘은 어리둥절한 얼굴로 그 모습을 지켜봤다.

 

누구야, 저 애.”

사츠키가 중얼거렸다. 나가츠키는 고개를 저었다.

 

모르겠다. 어지간한 호인인가, 괴짜겠지.”

그렇겠지.”

 

사츠키가 중얼거린 순간, 둘은 다른 다툼에 휘말려 얻어맞고 말았다.

 

구축함 기마전의 흥분은 최고조에 달했다.

구축함 소녀들이 차례차례 쓰러져나가지만 본연의 투지를 발휘해 자리에 일어서서, 난투에 참가한다. 그 수는 조금씩 줄어들고 있지만, 거센 분위기는 이어지고 있었다.

카스미는 얼굴을 모르는 구축함을 내던지고, 이어서 근처에 있던 사람을 걷어차며 인파를 해쳐나갔다. 그녀 또한 찾고 있는 인물이 있는 것이다.

 

, 저런 데에!”

 

찾고 있던 적을 찾았다. 머리를 한쪽으로만 묶고, 방울 장식을 머리에 단 함선 소녀, 아케보노였다.

 

잘도 깔보았겠다! 거기서 꼼짝 마!”

 

아케보노도 언성을 높여 응수를 하였다.

 

할 수 있으면 해보라지, 바보 구축함!”

아주 작살을 내주겠어!”

 

둘 사이에서 주먹다짐이 벌어졌다.

주먹질을 서로 나누었다. 발차기는 물론, 박치기, 입으로 깨물기까지 하였다. 둘 다 몸 여기저기에 멍이 생겼지만 그래도 싸움은 이어졌다.

구축함의 이점은 투지다. , 쫄아버린 쪽이 지는 것이다. 눈앞의 적보다 먼저 쓰러질 수 없다면서 사력을 다했다.

 

얼른 뒈져버려!”

너야 말로 뒈져!”

 

카스미의 펀치가 아케보노의 안면에 적중. 아케보노의 기세가 한순간 죽어버리지만 곧장 정강이를 걷어찼다.

아케보노가 소리쳤다.

 

끈질겨! 왜 나한테 신경을 쓰는 거야!”

닥쳐! 내 맘이잖아!”

그딴 게 있을 리가 없잖아!”

왜냐하면 넌 나랑…….”

닮았단 소린 하지 말라고!”

누가 할까봐!”

 

카스의 주먹이 아케보노의 턱에 클린 히트.

아케보노의 몸이 뒤로 젖혀지지만 발에 힘을 주어 카스미의 배에 보답이라는 듯이 일격을 가했다.

카스미의 몸이 기역자로 꺾인다. 하지만, 버텨서 무릎차기를 먹여주었다.

 

정말로 쇠고집이구나! 옛날엔 나도 그랬어!”

그런 넌 노친네구나! 할망구는 구석으로 짜지라고!”

타인을 거절만 하면, 나중에 후회할 거야!”

……후회 따윈, 이미 충분히 했어!”

 

너덜너덜해진 된 아케보노의 펀치가 날아온다.

 

나는 혼자 있을 거라고 마음먹었단 말이야!”

 

카스미는 피하지 않고, 펀치를 쏘아냈다.

 

절대로 후회할 거야! 분명 동료를 바라게 될 거야! 동료한테 기댈 거야! 구축대에서 떨어질 수 없게 될 거라고!”

사람 우습게보지 마앗!!!”

 

둘의 주먹이 교차하고, 서로의 얼굴에 명중하였다.

머릿속에 별이 오고갔다. 카스미와 아케보노는 몸을 휘청거리며 이마와 이마를 맞부딪쳤다.

 

……이 쇠고집……이름 뭐였더라…….”

……너한테 가르쳐줄 이름 따윈, 없다고…….”

 

동시에 몸이 뒤러 쓰러져, 기절하였다.

그 둘이 운동장에 남은 마지막 구축함 소녀였다. 심판은 그 주변을 둘러보고, 전원 뻗어있는 걸 확인한 뒤, 어처구니없다는 듯이 무승부를 선언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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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무스 퀘스트라고 꽤 유명한 동인겜이 있는데, 그걸 하다가 좀 늦어졌습니다.

...저에게 이종족의 멋짐을 알려준 좋은 작품이죠. 쇼타가 묻어있어서 그렇게 빠져들진 않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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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2월부터 생각나면 하루에 1~2페이지, 적으면 1줄, 혹은 한 단어를 번역하여 장장 6개월이 걸렸습니다.

이게 다 씨게이트가 나쁜 것입니다. 하드만 안 죽었다면 지금쯤 5권의 4장을 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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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미의 워크라이..., '시발 조져어어엇!' 라고 하려고 하다가 아무리 그래도 그건 아닌 것 같아 그냥 조져라고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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